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황재균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전

1월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스프링캠프 기준으로 등번호는 1번.

2016년 황재균이 KBO에서 생각만큼 압도적인 활약 즉 KBO 시절의 강정호는 물론 다른 선배 타자들과 같은 활약을 한 것은 아님에도 메이저에 도전하게 된 것은 두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본인이 국내에 잔류하며 고액계약을 맺은 다른 스타들과 달리 스플릿 계약을 감수하면서라도 꿈의 무대에 대한 도전의 의지가 컸던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비슷한 성적을 낸 국내 선수들에 비해 상위리그에서도 주목할만한 우수한 툴을 다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라이벌 NC의 김경문 감독도 이런 맥락에서 황재균을 고평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말하면 툴도 완성되고 실력도 완성되어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과 타자들의 타구질 및 속도에 적응하고 조금만 다듬으면 되었던 강정호와 달리 나름 나이가 있는 선수가 툴에 비해 완성도가 어정쩡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대기만성형 선수다운 본인의 빠른 적응력으로 메워야 한다. 즉 모든 한국인 메이저리거에게 시범경기가 중요했지만 스플릿 계약인 동시에 과제까지 남들보다 더더욱 많은 황재균에게는 특별히 더 중요하다.

시범경기

2017시즌, 스플릿 계약을 맺은 황재균에게는 시범경기가 가장 중요한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의 이대호와 같은 이유. 

2월 25일 대수비로 출장해 타석에서 2삼진, 수비에서는 실책을 기록했다.

2월 26일에는 6회초 아론 힐 대신 3루수로 출전해 쓰리런 홈런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1호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비공식 데뷔 홈런.

2월 27일에는 8번 지명타자 선발 출전으로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두 경기 연속 안타+타점을 기록했다.

한동안 항목 갱신이 안되었는데, 3월 24일 현재 타율 0.324 4홈런 10타점에 1이 넘어가는 OPS로 맹활약중이다!

게다가 3월 26일 경기 전에는 팀에서 캠프에 처음 참가하는 선수에게 수여하는 신인상인 바니 뉴젠트 어워드를 수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9회말 무사 만루에서 텍사스성 끝내기 안타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로스터 진입이 기대되는 상황. 다만 3루가 포화상태인지라 외야수로 컨버전도 고려한다는 듯 하다.


3월 28일 경기에서 5호홈런과 4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시범경기 성적은 0.349(43타수 15안타) 5홈런 15타점이 됐다.
25인 로스터 진입이 정말로 눈앞에 다가온듯하다.

그러나 4월 1일, 마이너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포지션 중복 문제가 아쉬운 상황. 마이너리그에서 좌익수 수업을 받고 시즌 중에는 볼 수 있을 듯 하지만.

마이너리그

지적대로 수비에서 지속적인 문제를 드러냈다.(대부분의 에러를 주포지션 3루에서 냈다.) 5월 7일 기준으로 타격쪽은 타율은 3할대 초반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출루율과 장타율도 3할대라는 함정이 숨어있는 장타를 보기 힘든 똑딸질. 게다가 볼삼비가 매우 나빠서 타고투저인 PCL 리그의 평균 OPS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주전 선수 일부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하여 전력에 난항을 겪어 혹시라도 콜업이 될 거라 기대하는 팬들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확실하게 인상적인 모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샌프란시스코는 아끼는 유망주 크리스티안 아로요를 콜업하여 바로 주전 3루수를 주고, 2017 시즌 주전 3루수이던 누네즈를 좌익수로 돌렸다. 게다가 아로요는 수비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며, 라이벌팀 에이스 커쇼를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치고, 다저스로 이적한 팀 마무리 투수 출신 서지오 로모를 상대로 추격 2점 홈런을 치면서 기대치를 더욱 높인지라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일은 계속 팀에 부상자가 속출해야 확률이 올라가게 된다. 7월까지 콜업이 되지 못하면 두 번째 마이너 옵트아웃이 가능하나(샌프와 계약할 때 2번 마이너 옵트아웃이 가능한 계약을 맺었는데, 첫 번째 옵트아웃은 스프링캠프 후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했을 때 가능했고, 두 번째 옵트아웃은 7월 1일까지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할 경우 가능하다.) 확실한 강점을 보이지 못하는 어정쩡한 30세 마이너 신인을 선뜻 데려가서 주전으로 삼을 팀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6월 27일 빅리그 콜업이 되지 않으면 7월 2일에 옵트아웃을 하겠다는 의사를 냈다. 위에서 서술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전년도의 이학주와 매우 흡사한 길을 가고 있다.

국내 복귀시 삼성(우규민,이원석을 잡아서 더 이상의 외부 FA는 불가능)을 제외한 9개 구단과 계약할 수 있으며 롯데 이외에 구단과 계약할 시 롯데에 전년도 연봉(2016년, 5억)의 200%+보상선수 혹은 전년도 연봉의 300%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 옵트아웃 이슈는 24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극적으로 반전이 일어난다.

메이저리그

6월 28일자로 자이언츠로 콜업되었다는 트윗이 올라왔다. 이로써 빅리거 대열에 합류했다. 등번호는 스프링 트레이닝 당시에 달았던 1번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40인 로스터 진입과정에서 기존 3루수 코너 길레스피가 10-DL로 이동하고 선수 변동은 없었다.


첫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을 기록했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투수 땅볼 아웃으로 희생타를 기록하면서 데뷔 첫 타점을 기록하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데뷔 첫 경기에서 타점을 올린 것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최초라고 한다. 세 번째 타석 만에 홈런을 때렸다! 6회말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은 2-0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 선발 카일 프리랜드의 90마일짜리 실투를 받아쳐 그대로 왼쪽 담장 너머로 보냈다. 비거리 127m, 발사 속도 175km/h의 거대한 타구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첫 경기 홈런. 이로써 메이저리그 첫 득점, 안타, 홈런 동시에 달성. 그리고 이 홈런은 결승타가 되면서 수훈선수 인터뷰까지 하는 영예를 누렸다.

여담으로 이 날 경기에서 데뷔 첫 타석과 두 번재 타석 때 땅볼을 쳤는데 현역 시절 양준혁처럼 1루까지 최선을 다해 전력질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땅볼을 치고 1루까지 설렁설렁 걸어가는 모습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대부분 전력질주 하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이 장면은 황재균이 얼마나 메이저리그 진출을 간절히 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이 홈런볼은 경기 종료 후 바로 찾을 수 있었는데, 홈런볼을 주운 관객이 그 볼을 돌려주기 위해 선수를 직접 찾아왔다고 한다. 이에 황재균은 자신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으로 답례를 해줬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는 선발 출장을 했지만 전형적인 미미한 벤치멤버급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냉정하게 말해 황재균의 콜업과 선발 출장은 샌프가 정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한 것으로 옵트아웃 언플에 급히 콜업을 할 정도로 샌프의 상황이 어렵다는 걸 반증한다. 물론, 그럴 가치도 없는 선수였으면 40인 로스터에 넣지도 않는다. 멀리 갈 것 없이 박병호를 보라. 황재균이 최소한 미생이긴 해도 아직 메이저리거로 살아남을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다.

한국날짜 7월 23일 부진으로 인해 마이너로 강등됐다. 마이너에서 맹타를 몰아치지 않는 한 잘해야 9월 확장 로스터 때를 기약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 기준 7월 29일 다시 메이저리그로 콜업되어 당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경기에 바로 6번타자로 선발 출장. 알렉스 우드를 상대로 첫 두 타석은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7회초 1사 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으며 다음 타자의 닉 헌들리의 2루타가 터졌을때 1루에서 홈까지 이를 악물고 달리는 인상적인 주루 플레이와 함께 역전 득점까지 올렸다. 4번째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인 켄리 잰슨에게 삼진을 당했다. 최종성적은 4타수 1안타 1타점. 팀은 7회초 역전의 좋은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7회말 아쉽게 재역전을 당했고 만회 점수를 내지 못한채 패배했다. 

7월 30일 2차전에서도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으나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9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잰슨에게 삼구삼진으로 물러났다.

7월 31일 3차전에서도 6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 날 다저스의 선발이 류현진이었기에 한국에서는 둘의 맞대결 성사로 주목을 받은 경기였는데, 류현진을 상대로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8회초 타석에서 대타 코너 길라스피로 교체되었다. 그리고 길라스피는 교체된 투수 조시 필즈를 상대로 선제 홈런을 때려내면서 본의 아니게 대조가 되었다.

이번 다저스와의 3연전은 황재균 입장에서 상당히 좋은 기회였는데, 다저스의 좌완 선발 3명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인 콜업이었던 만큼 여기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면 잔여시즌 동안 출전 기회를 어느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차전에서 우드를 상대로 때린 1타점 적시타를 제외하면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경기 후 한 야구팬이 31일 경기를 제외한 둘의 현 성적을 비교했다.

류현진 0.159 0.292 0.200 wRC+ 47 
황재균 0.152 0.204 0.239 wRC+ 19

8월 1일 오클랜드와의 1차전에서 6번 3루수로 다시 한 번 선발 출장한다. 더욱이 상대 투수는 우완투수 폴 블랙번. 황재균은 블랙번 상대로 두번째 타석에서 동점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세 경기만의 안타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음날에는 볼넷만 2개, 삼진 2개로 침묵하며 1할대 타율에서 도저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특이할 정도로 신뢰를 보내던 보치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한채 한국시간으로 8월 3일 마이너로 재강등이 됐다.

마이너로 재강등 후 2경기만에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보이며 전형적인 AAAA형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9월 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명할당되어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었다. 클레임을 건 구단은 전혀 없었으며, 황재균은 마이너에서 현지날짜 9월 5일까지 경기를 뛴다. 특이할만큼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구단에서도 이젠 가망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지명할당을 받은 후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최소한의 짐만 남기고 나머지는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냈다며 이미 한국 복귀를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마이너 일정을 모두 마친 후 한 인터뷰에서는 겨울에 한국으로 복귀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황재균의 롯데복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의 두 프랜차이즈 스타 강민호, 손아섭이 FA로 풀리기 때문이다. 강민호는 포수이기 때문에 반드시 잡아야하는 상황이고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획하고 있긴 하나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손아섭이 국내잔류를 선택할 경우 롯데는 황재균과 손아섭을 모두 잡으려는 시도는 하겠지만, 그러려면 강민호까지 포함해 300억 가까이 들 텐데, 이미 이대호 복귀에 150억을 쓴 롯데가 다시 거액을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손아섭이 메이저리그진출을 못 할 경우에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손아섭에 좀 더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