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생채소를 기본으로 놓고 취향에 따라 치즈, 달걀, 고기 등을 더 올리고 드레싱을 곁들여 먹는 범 유럽-미주권의 요리. 서양 요리 코스요리에서 전채 요리로 많이 먹으며 사이드 메뉴로 올라온다. 어원은 라틴어 살라트(Salat, 소금)인데, 고대 로마에서는 생채소를 먹을 때 소금과 기름을 뿌려 먹은 것에서 기원했기 때문이다.
맛의 달인에는 '채소를 생으로 먹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입에 잘 맞지 않기 때문에, 이를 맛있게 먹기 위한 궁리가 샐러드를 발전시킨 게 아닐까'라는 견해가 나온다.
이걸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뷔페형태를 샐러드바라고 한다. 다양한 타입이 있지만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샐러드바는 피자헛이나 미스터피자, VIPS과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다.
김치가 외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당시, 외국인에게 김치를 소개할 때 코리안 샐러드라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겉절이 김치라면 샐러드와 비슷하겠지만, 보통 흔히 보는 김치는 전혀 샐러드와 닮은 기색이 없는데 과연 그 외국인은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허나 이런 사례가 비단 한국만의 사례는 아니고 각국의 생채소 요리의 대표를 소개할 때 이런 방식을 쓴다. 예로 태국 요리의 얌운센, 아랍 요리의 타불레, 인도네시아 요리의 가도가도 등.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편에서 언급된 식사예절에 따르면 샐러드는 나이프로 잘라 먹으면 안된다고 한다. 비단 식사예절로 뿐만 아니고 요리할 때에도 샐러드용 생채소는 쇠칼로 자르면 안된다는 인식이 있어서 손으로 찢어 만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전채요리로 자주 등장하고 고기가 별로 없어서 대략 반찬취급이나 간식취급을 하기 마련인데, 서양 요리에서는 채소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되고 한끼 식사용으로 적합할 만한 샐러드를 창작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및 발칸 반도의 국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채소의 조합법이나 타 재료의 추가유무 및 드레싱의 다양함으로 차별화를 준다.
그러다보니 샐러드의 열량은 너무나 제각기라, 어떤건 100kcal도 나가지 않는 반면, 어떤건 600kcal에 육박하는 무시무시한 것도 있다. 만약 당신이 다이어터라면 열량이 적게 나가는 것으로 주의하며 고르자. 사실 샐러드의 열량 99%는 드레싱에서 나오는 거라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차라리 드레싱을 안 하고 먹는게 훨씬 낫다. 물론 그러면 도대체 뭔맛으로 먹는 건지 모르는 상태기 때문에... 물론 정말 배고픈 상태에서 먹으면, 드레싱 없는 생채소에서 단맛과 감칠맛이 느껴지는 신비를 느낄 수 있다.
드레싱
샐러드에 간을 하는 것을 드레싱(Dressing) 이라고 한다. 소스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말 자체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옷(Dress)을 입히듯(-ing) 가볍게만 넣는것이 기본. 다이어트 용으로 샐러드를 만드는 경우 드레싱이 칼로리를 좌우하는 핵심이므로 드레싱을 잘 선택해야 한다.
보다시피 드레싱의 성분은 대부분 기름(또는 마요네즈)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칼로리에 주의.
마요네즈(Mayonnaise): 프랑스의 오래된 샐러드 드레싱 중 하나. 기름과 계란노른자, 식초를 재빠르고 오래 섞어 유화시켜 만든다. 보통 겨자와 같은 향신료를 몇가지 더 첨가해서 드레싱으로 만든다. 하지만 재료가 재료다보니 상당히 고칼로리라 다이어터라면 요주의 대상이다. 워낙에 별다른 맛이 없고 고소하기만 하다보니 미국에선 이것을 베이스로 해서 만든 드레싱이 많고, 또한 그런 개념을 각국에 수출까지 했다. 아예 드레싱의 분류중에 마요네즈 계열이 있을 정도. 그러니 드레싱을 고를 때 성분표를 유심히 보자.
사우전드 아일랜드(Thousand Island Dressing) 마요네즈를 베이스로 올리브유, 과일즙, 우스터 소스, 파프리카, 식초, 핫소스, 토마토(또는 케첩) 등을 섞어 만들고,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다진 피클 따위를 버무린 드레싱. 정석적인 방법으로는 재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라다 따위에 이 녀석이 올라간다면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어 사용한다.
랜치 드레싱(Ranch Dressing): 미국식 그린 샐러드의 드레싱으로 자주 쓰인다. 무지방우유 혹은 사워크림에 허브와 향신료 및 다진마늘과 양파를 섞어 만든다. 채식가용 랜치는 우유 대신 연두부를 쓰기도 한다.
비네그레트(Vinegrette): 식초 계열 드레싱을 일컫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드레싱은 대부분 이 계열이다. 경우에 따라선 레몬즙을 쓰기도 한다. 식초와 기름의 비율은 레시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약 1:2 ~ 1:1정도이다.
아세토 발사미코(Aceto Balsamico): 이탈리아의 발효 포도 식초. 포도주와 만드는 과정이 비슷하지만, 이쪽은 발효를 더 진행시켜 식초로 만든 것이다. 올리브유와 섞어서 드레싱으로 사용한다. 이탈리아 현지에선 드물지만, 간혹 피자에 찍어먹는 경우도 있다. 보통 시판되는 드레싱들 중 칼로리가 제일 낮다.
자지키(Τζατζίκι): 그리스식 요구르트 드레싱. 요구르트에 오이와 딜, 다진마늘, 올리브유를 섞어서 만든다. 왠지 요구르트 드레싱이라 새콤할 것 같지만, 굳이 말하면 짠맛이 좀 더 강하다. 터키의 자즉(Cacık)에서 비롯되었으며, 정작 그리스나 터키나, 자즉은 요리에 곁들여먹는 소스나 애피타이저 개념이지 드레싱으로 쓰지 않는다. 자지키를 샐러드에 부어먹는건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그리스와 터키에서는 일반적으로 레몬즙과 소금, 올리브유 섞은것을 드레싱으로 쓴다.
스메타나(Smetana): 러시아의 사워크림. 굳이 샐러드 소스로 쓰기 보다는 그냥 양념처럼 쓰는 재료이나, 흔히 말하는 러시아식 샐러드에는 이것을 드레싱으로 쓴다.
타히니(Tahini): 아랍 요리에 쓰이는 참깨 소스. 이것으로 드레싱처럼 만들어 사용한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참깨 드레싱은 마요네즈가 들어가므로 마요네즈 계열로 분류한다.
와후 드레싱(Wafu D.): 간장+참기름을 베이스로 한 드레싱. 당연하지만 일본어로, 한국어로는 화풍(和風) 드레싱 혹은 오리엔탈 드레싱(Oriental D.)이라는 표현을 쓴다. 나물 무칠 때 쓰는 양념을 서양식 샐러드용 드레싱으로 재해석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샐러드
그린 샐러드(Green S.): 앞마당에 키우는 풀을 뜯어다가 즉석에서 만들어 먹은 것이 기원인, 풀밭 같은 샐러드이다. 때문에 가든 샐러드(Garden S.) 혹은 시즌 샐러드(Season S.)라고도 한다. 일단 영어로 쓰긴 했지만, 다른 언어권에서도 "녹색 샐러드"라고 부르며 똑같은 음식을 취급한다.
시저 샐러드(Caeser S.): 북미에 살던 시저 카디니라는 사람이 만든 샐러드. 과거 로마 제국의 카이사르와는 무관하다. 로메인 상추와 크루통, 파르메산 치즈를 뿌려 만든다. 드레싱은 올리브 오일에 앤초비를 찢어 넣은 게 정통이고 실제로 제일 맛있다. 나머지는 배리에이션.
인살라타 카프레제(I. Caprese): 이탈리아의 안티파스토 중 하나. 캄파니아의 카프리(Capri)식 샐러드라는 뜻이다. 생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 바질의 삼합으로만 만들며 드레싱으로는 올리브유 섞은 발사미코를 뿌린다.
살라드 니스와즈: 프랑스 니스식 샐러드. 다타키처럼 구운 참치와 삶은 달걀 슬라이스, 앤초비가 올라가고, 비네그레트로 가볍게 마무리한다.
살라드 리요네즈: 프랑스 리옹식 샐러드. 고기의 젤라틴질과 햄, 각종 채소와 삶은 달걀을 깍둑썰어서 비네그레트로 무쳐 만든다.
호리아티키 살라타(Χωριάτικη Σαλάτα): 그리스의 샐러드로 '시골풍의 샐러드'라는 뜻이다. 여름채소인 토마토, 오이, 피망, 양파, 올리브를 주재료로 하여 페타 치즈를 한 덩이를 통으로 올려서 마무리한 것. 드레싱은 별도로 쓰지 않고, 단순히 레몬즙과 소금, 올리브유만 뿌려 먹는다. 엽채는 쓰이지 않는다. 터키에서도 같은 것을 먹으며 양치기들의 샐러드(Çoban Salatası)라고 부른다. 여담이지만 고대 로마인들이 먹었던 샐러드와 가장 비슷하다고 한다.
그릭 샐러드(Greek Salad): 위 호리아티키 샐러드의 영미권 버전. 그러나 닭가슴살이 들어가거나 양상추에 마요네즈 드레싱을 뿌리는 등, 그리스 사람이 보면 경악할 정도로 다른 음식이다. 그나마 공통점이라면 오이, 토마토, 페타치즈는 꼭 들어간다는 것.
숍스카 샐러드(Shopska Salad): 불가리아의 샐러드. 인근의 발칸국가에서도 자주 소비된다. 그리스의 호리아티키 샐러드와 비슷하지만, 드레싱으로 식초 계열을 쓰고 시레네(Sirene)라 불리는 치즈를 말 그대로 듬뿍 올리는 것이 차이점.
에즈메 살라타(Ezme Salatası): 터키의 샐러드. 가지안텝 지방이 원조로, 오이와 양파와 토마토를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만큼 잘게 다지고, 여기에 석류즙 농축한 것과 소금과 고춧가루와 옻나무 진액 굳힌것인 수막(Sumak)과 쑥의 일종인 타르흔(Tarhın)을 뿌리고 잘 섞어준 다음 먹는다. 청고추를 송송 썰어넣어서 곁들이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터키 레스토랑에 가면 이걸 기본으로 제공하는 곳들도 꽤 된다.
코울슬로(Coleslaw): 폴란드, 독일의 양배추 샐러드. 사실 초절임이나 겉절이에 좀 더 가깝다. KFC에서 치킨세트에 끼워주는 것이 이것.
살라트 올리비에(S. Olivier): 러시아 샐러드(Russian S.)라고도 한다. 감자와 붉은 무, 피클, 완두콩, 삶은계란에 마요네즈를 섞어서 만든다.
사라다(サラダ): 일본의 경양식에서 소개된 샐러드. 삶아서 으깬 감자, 삶은 계란, 사과를 비롯한 과일을 마요네즈로 버무려서 만든다. 한국에도 들어와 "사라다" 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 발음 외에도 레시피나 맛, 재료가 샐러드랑은 다르게 정해져있다. 자세한 사항은 사라다항목 참조. 횟집이나 갈빗집에 가면 반찬으로 올라오곤 한다.
치킨 / 튜나 샐러드: 간을 맞춘 삶은 닭가슴살이나 참치살로 만든 샐러드. 샐러드로 불리긴 하지만 위의 케이스들과 달리 야채의 비중은 극히 적다. 다진 양파나 샐러리, 파등이 들어가긴 하지만 주 성분은 마요네즈로 버무린 닭가슴살이나 참치살. 그 자체로 소비되기보다는 빵 사이에 끼워서 샌드위치 형식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미국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약방의 감초처럼 꼭 끼어있는 굉장히 흔하고 인기있는 메뉴. 일견 간단하게 보이지만 제대로 맛을 내는 건 의외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