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칼로 개요도
지상에서 지그재그 형태로 5km에 달하는 터널 끝에 폐기물 저장소가 위치한다. 녹색 부분에서 보이듯, 뿌리처럼 차곡차곡 폐기물을 쌓아 저장한다.
핀란드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사능 폐기물의 심지층 '영구' 처분장이다.
국내에는 처분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온칼로를 건설, 운영 중인 핀란드의 Posiva 사의 홈페이지에서는 지하암반조사시설로 소개하고 있다.
고로 위 그림의 노란 부분이 바로 처분 부지 조사를 위한 온칼로이며, 초록색 부분이 앞으로 건설될 처분 시설이다. 온칼로는 처분이 시작되면 처분 시설의 운영에 이용될 예정이다.
원전에서 태우고 난 방사능 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해 지어지고 있는 시설물로, 지하 500m에서 적어도 10만 년 동안 모든 것과 완벽하게 격리되어 보관하게 된다.
10만 년 정도 지나면 방사능 폐기물이 환경방사선과 동일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10만 년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격리하여 핵폐기물을 처리하려는 것. 다만 10만년을 버티는 것이 설계상 목표이다 보니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현재 원전 4기를 보유하고 있는 핀란드는 지난 1983년 원전 초기운행 할 당시부터 방사능 폐기물 최종처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에 핀란드 정부는 약 10년간 핀란드 전국에 대해 지질조사를 했다. 그 결과 에우라요키(Eurajoki), 로비사(Lovisa), 쿠모(Kuhmo), 아아네코스키(Aanekoski) 등 총 4개의 도시가 후보지로 선정되었는데, 지난 2000년 남서부 해안도시 에우라요키를 최종 후보지로 확정되기 이른다.
핀란드정부는 철저히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시민들과의 소통,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노력등을 큰 반대 없이 결정할 수 있었으며, 오히려 에우라요키 시민들은 폐기물 저장소가 들어오는 조건으로 원전 추가 건설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2004년부터 건설 중에 있다. 18억 년 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층을 기반으로 건설되며, 이 지층이 10만 년 정도는 변동이 없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단단한 화강암을 5km나 터널을 파야 해서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한다. 방사능 폐기물 처리를 위한 연구시설 공사도 진행 중이며, 바로 옆에 처리 시설도 함께 만들어질 예정이다.
방사능 폐기물은 '캐니스터'라는 철과 구리로 만들어진 지름 1m, 길이 3.5m~5.2m 크기의 원통모양 2중 구조 용기에 수납되며, 외측에 완충재가 들어간다. 여러 겹으로 안전책을 강구해 치명적인 사태를 방지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2020년부터 100년간 9000톤 가량의 방사능 폐기물 이 저장되며 무려 약 2100년, 22세기에 폐쇄될 예정이다.
처분장소가 가득차면 입구를 두꺼운 콘크리트로 밀봉 후 완전히 묻히게 되고, 이 일대는 처분 시설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환경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설계자들은 완전히 폐쇄된 후 이 곳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이 들어와 집도 짓고 건물도 지어 평범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란다고.
일단 10만 년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데 목표가 있기 때문에, 후세의 인류가 파내면 실패로 끝나게 된다. 이를테면 불과 수천 년 전 고왕국 시대에 지어진 피라미드도 파라오가 자신의 무덤이 다시 열리지 않기를 바랐겠지만, 이미 중왕국 시대에 열렸다가 닫힌 것처럼 후세에 누군가가 온칼로를 발견하고, 보물이 담겨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든, 단순히 궁금해서든 파내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물론, 지하 500m에 있는 시설을 발견하고 거기에 도달할 때까지 파낼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그게 핵폐기물 저장소인지 알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16세기 스웨덴에서 광물채취를 위해 수백m 깊이로 땅을 파들어간 기록이 있으므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 있으나, 광물 채취를 위한 굴착과 화강암반 굴착은 비교할 수 없는 작업이다.
그 이전에, 후세의 인류가 현재보다 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을지, 현재보다 훨씬 뒤처진 기술을 가지게 될지조차도 단정 지을 수 없다. 심지어는 10만 년 뒤에 이 세상을 지배하는 동물이 인간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당장 100년, 200년(조차도 알 수 없지만)은 현재보다 훨씬 발전한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이게 1,000년, 5,000년, 10,000년 이상이 되면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다. 만약 온칼로가 발견된 시점에 매우 우수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을 피할 수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형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다만 '아무도 알 수 없다'라는 주장을 남발하는 것은 곤란하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원자핵 자체를 파괴하여 안전한 핵종으로 바꾸는 기술이 상용화되어 이 시설물 자체가 삽질이 될 지 아닐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후세 인류의 침입이 야기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모두 뚫는 것이 '알 수 없다'라는 말 한 마디로 쉽게 될지는 각자가 판단할 일이다.
첫째. 인류의 문명이 온칼로 및 방사성 폐기물의 존재 자체를 잊을 정도로 퇴보해야 한다.
둘째.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현재의 문서들을 후세 인류가 해독할 수 없어야 한다.
셋째. 화강암반 혹은 콘크리트로 봉인된 지형을 수km이나 뚫을 기술력과 인력, 자본이 존재해야 한다.
넷째. 모든 경고를 완전히 무시할 정도로 눈치가 없어야 한다.
로마 제국 시기의 기술이 실전되어 중세시대에 기술적인 퇴보가 일어난 사실은 있다. 그러나 현재의 인류에게는 문명국가를 물리력으로 침공할 수 있는 원시부족의 존재가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그래서 먼 미래에 이 시설물을 발견하는 자에게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마커 시스템을 강구 중이다.
가장 기본적인 표식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비석 같은 것에 여러 언어로 온칼로에 대한 정보를 잔뜩 적어 놓는 방법이다. 이 경우 파내려가면 발견할 수 있게 해 놓는다고 한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 회화도 검토되었는데, 이 경우 뭉크의 '절규'가 유력하다.
세세한 메시지보다 무서운 장소라는 메시지를 심어 둔다. 날카로운 물건이 많이 있는 풍경이라든지 위협적인 물건을 많이 두어 위험한 장소라는 걸 표현하자는 방법이다.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마커 시스템은 4단계의 메시지로 되어 있는 마커 시스템이다.
1단계: 높은 비석에 UN의 공용어들과 상형문자로 온칼로에 대한 정보를 적어 놓고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를 한다. 이 비석에는 여러 그림도 그려져 있을 것이며 파내려가면 나오게 된다.
2, 3단계: UN 공용어를 포함,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언어는 싹 다 쓸어담아 거대한 화강암 벽을 지어 온칼로의 입구를 막는다. 만약에 화강암 벽이 뚫릴 경우를 대비해 3단계에는 콘크리트 벽에다가 경고의 메세지를 온갖 언어로 적어 놓는다.
4단계: 숨겨진 방. 일단 이 방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자갈, 화강암, 콘크리트로 입구를 막아버린다. 그 두꺼운 벽을 뚫을 경우 나오게 되는 곳이 바로 이 숨겨진 방. 이 방 안에는 여러가지 정보들이 들어가게 된다. 일단 천체 달력이 들어간다. 이 천체 달력을 이용해 적어도 10만 년 동안은 이곳을 통과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남긴다. 또한 주기율표도 들어가게 된다. 벽면에는 2, 3단계에서 사용한 메시지가 반복될 것이며 가능할 경우 자체적인 전력 생산 시스템을 설치해 만일 이 방에 침입자가 들어올 경우 경고 사이렌과 비디오가 상영되게 할 것이라고 한다. 4단계가 뚫리게 되면 진짜 방사능 폐기물이 있는 곳에 들어가게 되며 헬게이트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수천 수만 년 뒤 같은 그림을 보고 현재의 인류와 미래의 인류가 느끼는 바가 다를 수도 있고 그 어떠한 메세지라도 전혀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의 사람들은 1만년 전 채집 및 수렵생활을 하던 시절의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잘 해석하기 어렵다. 이렇게 1만 년도 인간 입장에선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지만 온칼로는 이 기간의 10배의 기간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이러한 것들이 오히려 후세 인류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 혹은 이해하더라도 무슨 위험인지 찾아내고 싶어할 수도 있으니 아예 단서를 없애 묻어버려 존재 자체를 잊게 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 말라는 건 더 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 실제로 후세인류가 온칼로를 발견했다면 온칼로에 남긴 수많은 메세지는 후세인류에겐 그저 훌륭한 고고학 자료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