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시골 내려가면 할머니가 멀리서부터 엉거주춤 달려 나오시며 "어이구 내강아지" 꼭 껴안아주고 거친 손으로 얼굴 쓰다듬으며 뽀뽀세례...
저 두꺼운 솜 이불 덮고자면 가슴에 숨막혀 죽을 것 같았음...
춥다고 장판 까메진 아랫목에 나를 앉히고 이불을 덮어주심... 엉덩이가 너무 뜨거워서 들썩들썩... 장판에 복숭아뼈 쓸리기라도 하면 용암이 닿은 느낌? 하지만 신기하게도 물집은 안잡혔음...
아랫목 이불속엔 스테인레스 밥통이 숨어 있었지...
저 아궁이에 긴 막대기 집어넣고 끝을 태워서 성화봉송 하고 막대기 끝에 불 꺼지면 하얀 벽에다 그을음으로 이름써야함..
그 좁은 방 하나에 10명씩 자고 왜 그리들 일찍 일어나는지 새벽 5시부터 작은아버지가 일어나라고 이불 싹 걷어버리면 웅크리고 장판에 딱 붙어있어야함... 그럼 할머니가 더 자게 냅두라고 말리심 ㅋㅋㅋ
퀴퀴한 이불냄새, 눅눅한 장농 냄새, 그립다.
할일 없었어도 그냥 시골 내려가면 재미있었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