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돌봄 노동자들의 역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에서 '돌봄 노동자'라고 불리는 이들은 아동 보육부터 고령인 간병까지, 자립이 어려운 이들을 돕는 중요한 직무를 수행한다. 전국돌봄서비스노조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는 약 110만 명의 돌봄 노동자가 활동 중이다.
한때 3D 직종으로 인식되었던 돌봄 노동은 이제 고령화 사회에서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은 해마다 수십만 명의 해외 돌봄 노동자를 자국으로 유치하며, 그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돌봄 노동자가 더 이상 저임금의 힘든 직업이 아니라, 고령화 시대에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직업으로 재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과 미국은 과거부터 외국인 유모를 고용해 왔다. 팬데믹 이후 자격증을 취득한 돌봄 노동자의 봉급이 급등하면서, 이들의 몸값은 더욱 높아졌다. 예를 들어, 영국 런던의 유모 평균 보수는 약 7563만 원으로, 런던 평균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영국의 일반 가정이 돌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 역시 치솟는 보육 비용으로 인해 외국인 돌봄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로 인해 외국인 간병인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4만여 명의 외국인 간병인이 일본에서 활동 중이며, 이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대형 병원들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계 간병인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간병인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제안했고, 이는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가사도우미의 월급은 약 200만 원으로, 이는 현재 최저임금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돌봄 인력 유치 경쟁 속에서 한국의 보육 비용을 낮추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하는 선진국일수록 돌봄 노동자의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돌봄 노동자를 적기에 공급하지 못하면 서비스 비용은 치솟고, 이는 결국 맞벌이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 따라서 돌봄 노동자가 '국력'으로 평가되는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예상할 수 있다.
돌봄 노동자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이들이 더 이상 3D 직종이 아닌 고급 서비스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돌봄 노동자의 역할과 가치가 재평가되며, 고령화 사회의 핵심 직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