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미국 반도체 보조금 9조원 확정… 삼성·SK는 어떻게 될까?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에 속도를 내면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총 62억 달러(한화 약 9조원)의 보조금을 확정받았습니다. 이는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한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의 일환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퇴임을 앞두고 주요 산업에 대한 지원을 빠르게 마무리 짓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지원금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 마이크론, 9조원 보조금 확정
미국 상무부는 10일(현지시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61억65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했습니다. 이 금액은 지난 4월 예비거래각서(PMT) 체결 당시 합의된 금액과 동일하며, 마이크론이 생산시설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단계적으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마이크론은 이번 지원금을 뉴욕주와 아이다호주 공장 신설, 버지니아주 생산시설 확장에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규모는 뉴욕 1000억 달러, 아이다호 250억 달러에 달하며, 이로 인해 약 2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버지니아 공장에도 2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됩니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 투자가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2%에서 2035년까지 10%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 중 유일하게 **AI 칩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생산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보조금이 미국 경제 성장을 촉진할 촉매제"라며, **"첨단 AI 시스템과 방위 산업까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이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도체지원법: 미국 정부의 큰 그림
미국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은 2022년 초당적 지지로 제정된 법안으로, 총 527억 달러의 보조금과 세액 공제 혜택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집중 지원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내에 확보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의 임기가 끝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게 되면, 반도체 보조금 대신 수입 반도체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보조금 정책 자체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마이크론의 지원 확정이 더욱 시급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협상 상황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 보조금 지급 확정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 삼성전자는 현재 약 64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협의 중입니다.
- SK하이닉스는 4억5000만 달러의 보조금과 함께 최대 5억 달러 대출, 25%의 세액 공제 혜택을 목표로 상무부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업들의 보조금 축소나 수령 거부 사례가 나오면서, 한국 기업들 역시 최종 협상 결과가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보조금 거부 사례, 변수 될까?
미국 내에서도 반도체 보조금 수령을 거부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1억6200만 달러의 보조금 지원 절차를 중단했습니다.
경영난 심화로 투자가 어려워진 마이크로칩은 결국 공장 폐쇄와 직원 강제 휴직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보조금 수령 자체를 포기했습니다.
이처럼 보조금 축소 또는 수령 거부 사례가 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원금 규모가 변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도체 산업, 한·미 동맹의 시험대
이번 마이크론의 보조금 확정과 한국 기업들의 협상 상황은 한·미 반도체 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국내 생산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협상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결론: 삼성과 SK의 전략적 대응 필요
마이크론의 보조금 확정은 미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으며, 보조금 규모와 조건을 두고 긴밀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글로벌 경제 흐름에 따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리고 그 결과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