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 우리는 왜 두배나 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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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 우리는 왜 두배나 내야 하나요?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 대책회의 관계자들이 6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2·3조 개정 요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천의 대형 골프장에서 20년간 캐디로 일해온 50대 권종희 씨는 고객과의 소통을 즐기지만, 노후 대비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권 씨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전액 부담해야 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로 분류되어 있으며, 소득의 9%에 달하는 보험료를 혼자 내야 합니다. 비수기에는 소득이 줄어 보험료 납부가 힘든 상황입니다.

 

마트와 편의점에서 일해온 50대 여성 이정연 씨는 4대보험 가입을 요구하면 해고당할까봐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씨는 개인사업자로 계약해 3.3%의 소득세만 내는 '가짜 3.3 노동자'로 일하며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5년 남짓에 불과합니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보험료까지 전액 부담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합니다.

 

비임금 노동자들의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은 국민연금 의무 가입자가 아닙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비임금 노동자는 847만 명에 달합니다. 2021년 6월 기준 특고 노동자 166만 명의 연금 가입 비율은 37.5%로, 전체 국민연금 가입률(73.9%)의 절반 수준입니다.

 

국민연금 전문가들은 비임금 노동자들이 연금 수급 대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기업과 국가가 보험료를 일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주은선 경기대 교수는 "고용계약이 아니더라도 사회보험제도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보험료를 나눠 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 시민숙의단은 비임금 노동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 87.3%가 찬성했습니다. 경력단절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 확보를 위한 '출산 크레딧' 제도에도 82.6%가 찬성했습니다. 이 정책은 이정연 씨와 같은 중년 여성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습니다.

 

권종희 씨와 이정연 씨는 국가로부터 생계를 도움받기를 기대하지 않으며, 건강하게 일해서 먹고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전문가 그룹과 시민숙의단은 이들이 나이를 먹어도 먹고 사는 데 무리가 없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21대 국회가 떠넘긴 연금개혁의 공은 22대 국회와 정부가 받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개혁을 선택할 때입니다.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비임금 노동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시급합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가짜 3.3 노동자들의 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과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