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로댕의 작품 '지옥의문'은 진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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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로댕의 작품 '지옥의문'은 진품이다

지옥의 문 은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지옥편)을 주제로 하였으며, 로댕의 작품 대부분을 총망라한 불후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로댕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사람’이나 ‘키스’ 등을 떠올리지만, 미술사가들은 ‘지옥의 문’을 로댕의 전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작품이라 평가하곤 한다. ‘지옥의 문’은 단테의 소설 ‘신곡’을 테마로 제작되었다. 작품 안에는 단테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생각하는 사람’을 필두로 190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 구성의 중심이 되기는 하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로댕은 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30년 넘게 구상하고 많은 고뇌를 했던 모양이다. 그 과정 중에 탄생한 작품들이 ‘생각하는 사람’을 필두로 ‘추락하는 사람’, ‘세 망령’, ‘웅크린 여인’, ‘입맞춤(Kiss)’, ‘아담’, ‘이브’ 등이다. 한마디로 ‘지옥의 문’은 로댕의 전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은 미술관과 같다 할 수 있다. 문 위에 있는 세 명의 인물은 지옥에 거주하는 ‘세 어둠 Trois Ombres’을 묘사하였는데, 세 형상 모두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을 표현한 작품을 변형한 것이다. 인간의 정념과 야수성 및 잔인한 본성에 대한 질문을 수많은 육체의 엉킴 속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인간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는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이 있다.


서울 태평로에 전체가 유리로 된 로댕 갤러리가 있었고 이 갤러리의 중심에 로댕의 역작인 ‘지옥의 문’과 ‘칼레의 시민’이 놓여 있다. 로댕 갤러리에 있는 '지옥의 문'이 파리 로댕미술관 앞마당에 있는 ‘지옥의 문’의 복사품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청동 조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생겨난 오해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옥의 문’은 서울 작품을 포함해서 총 7개나 된다. 모두 진품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마치 판화가가 동판 위에 드로잉을 하고 부식시킨 후 이것으로 여러 장의 판화를 만드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판화를 위해 제작한 동판은 원판으로서의 역할은 하지만 작가의 작품이 되지는 않는다. 잉크로 찍어낸 결과물, 즉 여러 장의 판화들이 작가가 의도한 작품인 것이다. 청동 조각도 석고상을 토대로 수없이 많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법으로 제작할 수 있는 작품의 수를 공공기관이 주문할 경우 8개, 개인이 주문할 경우 4개로 제한했다. 서울의 ‘지옥의 문’의 좌측면에는 작가의 서명과 함께 주조소 이름과 No7/8이라는 이 작품의 에디션 번호가 새겨져 있다. 이 번호의 의미는 ‘지옥의 문’ 8개를 만들 수 있는데. 그중 7번째 작품이라는 의미이다. 향후 어느 미술관에서 새로운 ‘지옥의 문’을 주문한다면 그 작품 에디션 번호는 8/8이 될 것이다. 판화의 경우 단번에 여러 장 찍을 수 있지만 청동 조각의 경우는 막대한 주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주문생산 방식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판화와는 에디션 개념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