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으로 오해받는 '용각산' 웃지못할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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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으로 오해받는 '용각산' 웃지못할 사건들


2021. 7. 12.

용각산은 일본 회사 류카쿠산에서 개발해 보령컨슈머헬스케어에서 판매하는 진해거담제다.

상한론에도 나오는 오래된 한약인 감길탕(甘桔湯)이 기본 베이스다. 감길탕은 이름에서 나오듯 감초의 감과 길경의 길을 따서 이 두 약재가 들어간 약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길경은 도라지 뿌리의 한자 이름이다. 감길탕은 급성인후염이나 편도선염, 목이 쉬었을 때 등에 사용해온 오래된 한약이다. 이 감길탕에 기침,천식에 사용한 한약재인 행인을 첨가하고, 캐나다 인디언들이 인후염, 후두염에 사용한 약재인 세네가 뿌리를 첨가한 것이 오늘날의 용각산이다.



한국에는 일제강점기에 처음 전해졌다. 보령제약이 용각산을 처음 판매한 것은 류카쿠산과 정식으로 제휴를 맺은 1967년 이후의 일이다.

행인, 길경, 감초, 세네가 등을 주성분으로 하여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높이고 섬모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가래를 제거시키며 기침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1일 3회 ~ 6회 물없이 복용한다.

마약으로 오해하기 쉬운 비주얼이라 외국에서는 웃지 못할 오해가 빚어진다고 한다. 하얀 가루도 그렇지만, 스푼까지 있으니 겉보기에는 영락 없는 코카인이다. 코카인 중독자들이 코카인 전용으로 작은 스푼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다. 해명을 하고 싶어도 알루미늄제 통에는 로마자 알파벳 하나 없이 전부 한자라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 딱이다.

실제로 유명인 중에 이런 오해를 받은 사람도 있었다. 표인봉은 용각산을 소지하고 있다가 마약을 소지한 것으로 오해받아 해외 공항에서 48시간 억류된 적이 있었으며, 김흥국은 미국교포 위문 공연 차 미국의 공항에 도착했다가 소지했던 용각산 때문에 공항 검사대에서 마약 밀수범으로 몰려 현철과 함께 5시간 동안 억류되었다고 한다.

한석규가 주연으로 나왔던 한국 영화 구타유발자들에서도 주요소품으로 등장한다. 이 경우에도 필로폰으로 착각하고 먹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문제는 안에 들은 것이 필로폰도 용각산도 아닌 쥐약이었다.

SNL 6기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활용해 영화 <베테랑>을 패러디했다. 조태호가 복용하던 흰 가루가 마약이 아니라 실은 용각산이었다는 것.

혼다 테쓰야의 소설 <짐승의 성>에도 형사끼리 용각산을 마약에 빗대는 농담이 나온다.

용각산에서 나온 목캔디도 있다. 기존 목캔디처럼 목 안이 화해지는 느낌이 적은 편인데도 먹고 있으면 목이 나아지는 느낌이 난다. 국내에서도 보령제약에서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제 커피 믹스처럼 생긴 스틱형 봉지에 담긴 제품이 약국에 보인다. 이로써 앞으로는 용각산을 휴대하여 외국에서 약쟁이로 오해받을 일은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