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킨 오징어게임 '오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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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킨 오징어게임 '오일남'


2021. 10. 7.

 

456명의 참가자 중 참가 번호 001번. 성기훈을 처음 만났을 때 본인이 뇌 속에 종양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봐서 뇌종양으로 인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노인이다.

1화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던 중 사람이 사망하는 것을 보고 패닉에 빠진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해맑게 웃으면서 게임의 규칙대로 천천히 걸어나가서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따라 움직이기 시작해 의도치 않게 게임을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게임을 마친 2화에서 게임을 계속 진행할 지에 대한 투표가 참가 번호 역순에 따라 진행됨에 따라 001번인 오일남이 마지막 1표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하필 이 전 200명의 투표 결과 찬성 100 : 반대 100이라 오일남의 한 표가 투표 결과를 결정하게 되었다. 오일남이 반대 쪽을 선택함에 따라 반대 인원이 과반수가 되어 게임이 중단되었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밖에 나와보니까... 그 사람들 말이, 다 맞더라고... 여기가, 더 지옥이야."



그러나 우연히 편의점 앞에서 성기훈을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현실이 더욱 지옥이다'라는 것을 느꼈다며 게임에 다시 참가해야겠다고 결정했다. 돈이 간절한 처지에 놓인 성기훈 역시 흔들리고 있었고, 다른 참가자들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려 많은 참가자들이 게임에 다시 복귀했다.

3화의 달고나 뽑기 게임에서는 어려운 편에 속하는 모양인 별 모양을 골라 곤란한 표정으로 겨우겨우 모양을 떼고 있다가, 옆에 있던 기훈이 달고나에 침을 발라 테두리를 분리시킨다는 방법을 활용하자 뭐하는 짓인가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다른 참가자들과는 달리 빠르게 성기훈을 따라해 게임을 통과했다.

달고나 게임 이후 취침 시간에 벌어진 스페셜 게임으로 인해 아비규환이 된 상황 속에서 기훈 일행이 오일남을 찾아왔을 때 침대에 아무도 없어 이미 죽은 줄 알았으나, 어느새 침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서 있었다.



"제발 그만해…! 나 무서워!! 이러다간 다 죽어!!!!"



침대 가장 높은 곳에서 두려움에 사로잡혀 제발 그만해달라고 애원했고, 마침 CCTV로 상황을 지켜보던 프론트맨이 게임 종료를 외쳐 게임이 종료되었다. 게임 이후 일행이 통성명을 하던 중 치매 증상이 도졌는지 자신의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다음 게임 줄다리기에서는 참가자들이 10명 씩 팀을 짜다가 기훈의 팀에 합류했는데, 기훈의 팀은 노인과 여자가 섞인 팀이라 많이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되었고 대진 상대로 장정만 10명인 팀이 걸려서 다들 체념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경기장으로 올라가던 중 '자신이 소싯적엔 줄다리기 좀 했다'며 팀원들에게 오랜 연륜으로 쌓인 전략을 전수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 다음 게임을 시작하기 전 컨디션이 심하게 떨어졌고, 치매 증상까지 도져서 바지에 오줌을 쌌는데 성기훈이 자신의 웃옷으로 바지를 가려 체면을 살려줬다. 다음 게임 역시 팀전이라 오일남을 다들 기피할 때 성기훈이 오일남과 팀을 이뤘고, 이에 감동한 오일남은 서로 네 것, 내 것이 없는 '깐부'를 맺자며 성기훈과 함께 훈훈하게 게임을 시작했다.

그러나 다음 게임 구슬치기는 팀을 이룬 상대와 승부해야 하는 게임. 성기훈은 심하게 당황했지만, 하필 이 때 오일남은 치매끼가 다시 도졌는지 경기장이 자신이 어릴 적 살던 동네과 비슷하다며 게임은 하지 않고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녔다. "우리 집이 여기 어디쯤 있었는데."라며 성기훈의 애만 태우다가 성기훈이 사정에 사정을 거듭해 게임을 겨우 시작하긴 했는데, 오일남은 구슬치기마저 잘해서 순식간에 기훈의 구슬을 1개만 따고 전부 땄다. 그러나 이 때 다시 치매끼가 도져서 자신이 홀이라고 했는지 짝이라고 했는지도 헷갈리자 죽고 싶지 않았던 기훈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거짓말을 해서 게임을 뒤집었다.

그렇게 모든 구슬을 다 잃고 탈락하는 줄 알았으나 사실 오일남에게는 구슬 1개가 남아 있었고, 기훈은 실제로 구슬이 19개임을 확인하고 절망했다. 오일남은 다시 치매가 도져서 자신의 집을 찾는다며 두리번거리다가, 경기장의 한 주택으로 들어가 여기가 내 집이라며 기뻐했다. "이 곳에서 아들이 노는 것을 전봇대 뒤에서 지켜봤다"며 자랑하는 일남을 보고 기훈은 속이 타면서도 뭐라 말하지 못했다.

게임 종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해진 기훈이 필사적으로 정신 차리라며 애원하자 정신을 차려 오일남은 마지막으로 한 판 하자고 하는데, 그 대신 '서로가 가진 구슬 전부'를 걸고 하자며 제안했다. 기훈은 당연히 그게 말이 되냐며 따졌지만,



"그럼, 자네가 날 속이고 내 구슬을 가져간 건 말이 되고?"



라며 반박했다. 치매 걸린 노인의 맥없는 목소리에서 중후한 목소리로 급변하는, 배우의 멋진 연기가 돋보이는 장면. 이 대사 역시 온갖 밈으로 활용되는 대사다.

사실 오일남은 처음부터 성기훈이 자신을 속였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그냥 넘어가 준 것.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기훈에게 갑자기 자신의 구슬을 손에 쥐여주더니,



"우리는 깐부잖아. 깐부끼리는 네 거 내 거가 없는 거야."



라며 탈락이 확정되었다. 사실상 게임에서 통과할 생각도 없었던 것. 죄책감으로 오열하는 기훈에게 "그동안 고마웠네. 자네 덕분에 잘 있다가 가네."라며 고마움을 표시한 뒤 성기훈을 안아주며 "괜찮아. 다 괜찮을 거야."라며 마지막으로 위로했다.

승리한 성기훈이 퇴장할 때 성기훈의 뒤에서 마지막으로 "나, 이름이 생각났어. 내 이름은 일남이야. 오일남."이라며 마지막으로 통성명을 마친 뒤 권총에 머리를 맞아 탈락한다.



작중에서 깐부를 언급하면서 깐부라는 단어가 재주목받게 되었다. 이후 오일남 배역을 맏은 오영수를 깐부치킨 CF에 출연시켜달라는 요청이 나오고 있고, 오영수가 CF에 출연할 경우 CF의 예상 시나리오가 밈처럼 나오고 있다. 실제로도 깐부치킨에서 CF 제안이 왔지만 '지금은 배우로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거절했다고.



마지막의 성기훈과의 조우 장면이 쏘우 2의 장면과 굉장히 흡사하다. 물을 달라고 하고 성기훈이 이를 승낙하는 장면, 몸을 겨누지 못하는 노인인 주최자와 그를 죽일 수 있음에도 각자의 약점으로 죽이지 못하는 주인공의 구도, 자신이 당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역으로 게임을 주도하는 범인, 호통을 치는 주인공과 궤변을 늘어놓는 범인 등이 상당히 흡사하다. 제작진이 영감을 얻은 것인지 우연인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