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해외에서 혹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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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해외에서 혹평인 이유


2021. 12. 28.

 

공개 첫째날 넷플릭스 국내 순위 1위, 세계 순위 7위의 준수한 성적으로 출발했다. 다만 오픈 직후인 현재는 불호의 의견이 우세하다. 여러 의견이 있지만, 호흡이 길고 지루하다는 의견이 주가 된다. 일단 5~6화 정도로 줄이거나 아예 영화로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1화에 걸어서 기지까지 가는 장면이 그렇게 길 필요가 있냐는 비판이 있고, (무중력 상태는 우주선에서 딱 한 번 나온 게 전부다) 그 후에도 좁고 어두운 통로를 걷는 장면이 많아 전체적으로 답답하다는 인상을 준다. 재밌는 점은 로튼 토마토 관객 점수가 공개 후 2-3일 간 50% 대까지 떨어졌다가 첫 주말이 지나면서 70%대로 회복 하였다. 그러나 혹평의 영향으로 제작사 주가가 폭락했으며 2천억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의 증발로 애꿎은 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한국 드라마의 소재를 확장했다는 시도 자체에는 넷플릭스가 아니면 어려웠을 거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우주 공간에서의 호러 / 스릴러 장르라는 특징 덕인지 대선배 격인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시리즈 타이틀들의 오마주가 많으니 어느 정도 장르에 능통한 사람이면 나름대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의상, 소품이나 세트장 구현은 우수하다. 우주복은 싸구려 느낌이 없이 그럴싸한 디자인이고(헬멧 내부용 라이트는 있지만 외부용 라이트는 부착되지 않은 것을 빼고), 총에 외장을 덧씌우는 개조를 해 미래 총기를 묘사하는, 요즘 영상계에 드문 정성을 보였으며, 달 기지 내부는 현장감이 느껴진다. 특히 물의 표현에 굉장히 정성을 들여서, 오프닝이나 8회의 월수가 흘러넘치거나 뿜어나가는 장면의 구현이 상당히 좋다.(중력이 1/6인 상황과는 안 맞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건 문제지만 넘어갈만 하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우수하다. 국내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인 연극톤의 과한 연기나 항상 씨발을 입에 달고 사는 조연들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전혀 없진 않다) 루나 역할을 맡은 아역의 연기 역시 매우 훌륭했다.



공개 직후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 시청자들도 SF 스릴러의 긴장감과 신선한 소재 등이 있지만, 반면에 늘어지는 전개, 빈틈이 보이는 플롯 등에 대한 지적으로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SF 장르지만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축에 속한다. 다만 그 반대급부로 기술, 과학적 재현은 심하게 떨어지는데, 1화부터 대기권 탈출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편안해 보이는 실내가 대표적인 예. 유일하게 있는 무중력 장면도 봐주기 괴롭다. 우주선이 지구 중력에서 벗어난 직후 공유가 조종석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와이어에 매달려 있는듯 위아래로 흔들린다. 그 외에도 대기권을 벗어난 우주선이 수백 km에 달하는 거대 비행체로 착각될만큼 크게 묘사되는 부분이나, 단분리는커녕 궤도선에 붙어 달까지 날아가는 추진체의 모습, 달표면에서도 얼거나 끓지 않고 멀쩡한 상태의 물병이라든지, 발해 기지 진입후 버튼 하나로 인공 중력을 만들어 낸다든지, 후반부에 달에 착륙하는 비행선이 기수를 돌려 De-orbit burn 하는 대신, 달표면에 내리꽂는 방향으로 가속하는 장면, 초속 수 km로 운동하는 우주 비행선을 마치 지구에서 비행기가 비상 착륙 하듯 지면을 긁는 모습, 추락 상황에서 7.5km 오차범위 내에 추락시킨 신들린 조종실력은 그렇다 치고 지구 중력의 1/6밖에 안되는 달 표면 환경에서 고작 7.5km가 엄청난 고비인것 마냥 표현하는 묘사 등 많다.

회차를 넘어가면 '(월수가)지구의 물과 분자 구조는 다른데 물은 물이다'라는 발언을 통해, 상식파괴를 넘어서서 화학,물리학의 아예 새로운 지평을 열어버리는 데에 이른다. 기지 내 사망자들의 사인을 알고 난 뒤에도 살아있는 식물이 있으면 물을 빨아들이기 위해 공기중으로 물을 보내는 증산작용이 당연히 일어날것이니 출입구를 열었는데 코앞에서 무성하게 자란 식물이 보인다면 기겁하며 도망쳐도 모자랄 판에 보호장비도 없이 식물들 한가운데로 들어간다든가, 들어갔는데 멀쩡하다든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품 속 등장하는 송원경의 하드디스크의 파일명 날짜로 미루어보아 배경이 되는 시기는 최소 2070년대 초반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얼버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의 1/6 중력이 적용되는 달임에도 왠지 등장 인물을 포함한 물체의 움직임은 연출적으론 지구 중력이랑 별반 달라 보이지 않기도 한다. 또한, 달 기지에 도착한 대원들이 먹고 자고 쉬는 장면이 없다. 비상 착륙지에서 기지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드라마의 러닝타임과 시건 시간 흐름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달과 지구 사이 거리는 그 시간 안에 구조대를 보낼 만큼 가깝지 않다. 물론 이것도 배경이 2070년대인만큼, 미래 기술로 극복했다고 덮고 갈 수 있기는 하다. 별로 깔끔하진 않지만.

비상 착륙지에서 기지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드라마의 러닝타임과 시건 시간 흐름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달과 지구 사이 거리는 그 시간 안에 구조대를 보낼 만큼 가깝지 않다.

생물학적으로도 문제가 많다. 명색이 생물학 박사와 의사등 전문가가 둘이나 있는데도 월수의 분자 구조를 규명하지도 않은 채 단백질로 이루어진 바이러스라고 규정한다든가, 아가미가 달리고 야수처럼 네 발로 빠르게 움직이는 소녀의 아가미를 보고 비좁은 발해기지밖에 존재하지 않을 '환경'에 5년만에 적응하여 개체에 돌연변이가 일어났을 거라고 말하거나, 아가미 달린 소녀에게 손등을 물린 것만으로 소녀의 돌연변이 유전자가 송박사에게 전달되고 일종의 항체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진단하는 등 비과학적인 진술이 많이 등장한다.

생명과 직결된 산소가 2%, 0% 남을 때까지 시간을 끄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는 것도 긴장감 조성을 위해 넣었겠지만 오히려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낳는다. 우주복의 산소 공급, 재활용도 현재와 전혀 다른 진보된 기술로 되어 있다는 설명을 하는 장면이 없다면 관객들은 현존하는 여러 용도의 공기통을 생각하여 현실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때문이다.

월수에 대한 설정도 이해가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아무리 드라마이기 때문에 얼굴을 보여주고자 한 의도이긴 하겠지만, 피부에만 닿아도 바이러스 형식의 매개체를 통해 감염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원들이 헬멧이나 장갑을 안 쓰고 다니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또한, 초반부 월수에 관한 관찰 결과 중, 사망시 증식을 멈춘다는 특이성이 있었지만 후반부 시체에서 증식한 월수의 양이 기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이 불어난 것도 이상하다. 월수 자체가 엄청 귀한 물질이라고 취급받고 월수 샘플 회수가 매우 중요한 일처럼 나오는데, 정작 사망자에서 나온 월수도, 기지 건물에 넘쳐 흐르던 월수도 병에 담긴 월수와 동일한 성질을 가진다.(살아 있는 유기체에 접촉하면 물이 계속 생성). 샘플을 극저온으로 유지하라고 해 놓고 샘플 병에 담긴 월수의 상태는 액체이다. 어는 점이 물과 다르다는 설명은 했지만, 기지 밖 당표면으로 나온 월수가 얼어 붙는 모습을 보면 샘플 병 내에서도 얼어 있어야 정상이다. 그리고 더욱 어이없는 건 그걸 냉장고에 넣는다는 것이다. 저장소의 상태나 6개가 들어가는 샘플 운반용 컨테이너를 보면 샘플 용기에 전원이 공급되어야 저온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냥 아무 연결 없이 냉동실에 넣는다. 보온 도시락을 전기 밥통에 넣는 거나 다름 없는 짓. 어떤 장면에는 또 용기 자체가 전원 연결 없이도 온도를 유지하는 것처럼(녹색 LED) 나온다.

사실 마지막에 루나가 우주복을 집어던지고 달 표면을 활보하는 장면에서 과학적 재현, 현실성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픽션임을 잠시 잊고 지구형 생명체가 달 표면을 자유롭게 활보할 조건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저온과 방사능을 견뎌야 하고, 직격하는 태양 자외선으로부터 화상을 입지 않는 피부를 가져야 한다. 또 신체가 진공 상태에 노출되고도 내부 압력을 버틸 수 있도록 강화되어야 하며, 풍화 작용이 없어 날카로운 입자로 호흡기에 치명적인 월면토에 내구성을 지닌 호흡기관을 갖춰야 한다. 사실 이런 것을 극복한 시험체(물고기, 사람)가 있다는 사실을 안 시점에서는 더이상 지구상의 물 문제를 해결 못할 기술력이 아닌 것이다. 월수에 적응할 방법을 알게 되면 물이 있건 말건, 식량이 있든 말든, 공기가 없건 아무 문제가 없어진다. 실제로 월수 감염 적응자인 루나가 깨무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해결이 되었다.

생체 실험을 했고 그게 성공했다는 사실을 지구에서 모르는 게 아닐텐데, 필요한 건 그 실험 데이터와 시험체지, 샘플로 월수만 가져온다고 될 일이 아니다. 실험을 계속했는데 성공하였다는 사실을 지구에서 모르고 있었다면 몇 년 간 실험 현황 보고를 한 번도 안 했다든지 지구의 상부에 감추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그건 또 그 나름대로 큰 설정 구멍이 된다. 실험을 모두 기록해 두었던 디스크가 나중에 발견되었는데, 그 실험 보고를 지구 본부로 한 번도 전송하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인체 시험 성공 후 갑자기 시험체인 루나가 난동 부린 사고로 최종 결과는 보고 못 했다 하더라도 금붕어 실험 결과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비밀(성공한 사실, 비윤리적인 복제인간 생체 실험)을 지키기 위해 연구원은 전부 죽이고 최종 실험 결과 자료만 필요하다면 군인들이 문을 폐쇄하며 기지 인원이 다 죽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생체 반응 스캐너로 살아 있는 사람이 있나 확인한 후 문을 다시 열어 샘플과 데이터를 찾아 가져오면 되지, 그대로 철수하고 5년간 안 가 볼 이유가 없다.

사실 이 드라마는 과학적 사실을 전제로 한 드라마가 아닌 호러, 스릴러 중심의 SF 드라마니, 전체적인 서사 진행에 있어서 앞서 말한 과학적 오류들이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장르 중심적 사고가,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메인 테마에 해당하는 공상과학물이 함유해야 할 과학적 재현과 SF적 문법까지 부정하는 문제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제 아무리 허구로 만들어진다고는 하지만, 극 연출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의도적인 현실성 무시가 아닌 작품 전반에 걸쳐 상식을 거부하는 수준인 것이 문제다. 일부 연출들은 감독과 제작진들이 SF가 아닌 판타지 장르를 찍고 싶었던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조악하며, 우주와 SF라는 이름의 그럴싸해 보이는 탈을 뒤집어 쓴 부산행과 별 다를바 없어 보일 지경. 최소한 항공우주 전공 분야의 전문가를 데려다 검수를 한 번이라도 했다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스토리, 연출 등의 평가와는 별개로 기술, 과학적 재현에서 지나치게 많은 오류를 범하여 핍진성을 찾아볼 수 없는 SF 작품이라는 평이 많다. 과학적 바탕이 없다는 사실을 마지막 회 끝부분에 몰아 드러내 허탈감을 줄 게 아니라 처음부터 조금씩이라도 보여주어서 "이건 SF가 아니라 스릴러, 호러, 액션 영화다"라고 드러내서 영화 자체에 집중하게만 했어도 평가는 나아졌을 것이다.





과학 드라마가 아니니 과학 재현 오류는 넘어간다고 쳐도, 각본상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장면이 많다.

인류의 위기를 해소할 경이로운 물질을 간직했다는 기지를 5년씩이나 방치해 두는 것도 이상하고, 그렇게 중요한 물질을 이제 와서 회수하러 가는데 '대충 기지 어디쯤에 있을 거 같은데, 통의 표시등이 녹색 불이면 가져와라'라는 수준의 정보만 제공했으며, 그걸 수행할 팀의 구성은 스파이가 2명이나 포함될 정도로 허술하게 이루어졌다. 이 정도면 작전을 성공시키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또한 피부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사실상 즉사에 가까운 수준으로 위험한 물질을 회수하는 임무를 맡기면서 정보를 이정도로 안주는 건 다 죽으란 소리 밖에 안된다.

발해기지의 공식적인 사고 원인은 방사능 누출이고 참여하는 대원들 모두 그렇게 알고 달로 떠난다. 그런데 사실은 방사능 누출이 아니라는 사실은 기지에 도착하자마자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다. 제한된 정보를 주고 보내는 게 장르물 문법이긴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알아챌 수 있는 정보임에도 의혹과 흑막 분위기를 위해 너무 억지를 부린 느낌이 있다.

우주 임무를 떠난 우주선의 교신이 끊겼다면 지구에서는 사고라고 판단하고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정상인데, 한윤재 대장이 목숨 걸고 통신장비를 복구하고 류태석이 노력한 끝에 겨우 교신이 됐는데도 항공우주국 측에서는 '일단 알겠다, 우선 임무 마치고 그 때 구조하겠다.' 따위로 응수하며 아무런 조언을 주지 않는다. 하다못해 여객기가 운항 중에 문제가 생겨도 그 일대를 적극적으로 수색하는데, 그냥 달 탐사도 아니고 폐쇄된 기지에서 일생일대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연락이 끊겼는데도 적극적으로 연락해 보려는 시도는커녕 연락이 되고도 어쩌라고 식으로 나오는 태도는 몰입감을 저해한다. 단지 '최 국장'에게 흑막스러운 연출을 덧붙이면서 뒤에 어른의 사정이 있다는 듯 얼버무리고 넘어갈 뿐이다.

여러 번 같이 작전한 것 치고, 대장은 인격적으로 인간미가 없어서 휘하 대원들에게 신임은 받을지언정 지지는 못 받고, 일부 대원들은 잘 지내지만 또 다른 대원들 사이에는 미묘한 반목 감정이 형성되며 단합이 안 이루어지는 등 대원들간 유대가 의심스러워 중요한 임무를 맡을 자질이 있는 우수한 팀의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다. 단, 팀에 기존에 없던 신입 대원들이 3명이나 포함되었음 역시 감안해야 하고, 극의 전개와 긴장감을 위해 필요한 장치일 수 있으므로 대단한 문제점은 아니다. 팀이 흠 잡을 데 없으면 인물간 갈등 상황이 발생하는 드라마가 만들어지기 힘들기 때문.

전문가들임이 시사되는 주연 대원들의 주의성이 무척 미흡하다. 기지의 방사능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기지 내부 인원이 몰살당한 것이 사실임을 눈으로 확인한 이상, 그것을 초래한 다른 위험 요소가 있음이 자명하니, 그 정체가 확실히 확인되기 전에는 헬멧을 비롯한 생명유지장치를 벗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송지안은 단순히 기지 인원을 죽인 것이 방사능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헬멧을 냅다 벗어버리고, 대장은 한 술 더 떠 대원 전원이 생명유지장치를 해제할 것을 명령한다. 여기까지 봐 주더라도, 공수찬이 미지의 원인으로 사망한 시점에서 헬멧과 생명유지장치, 장갑을 도로 착용했어야 함이 옳다. 그랬다면 후반에 월수로 인해 추가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모른다면 환경을 의심하여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현명하고, 설령 모두가 환경에 노출되어 이미 늦은 상황이라고 해도, 대원들이 감염 매개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를 우주복 안에 격리했어야 한다. 그런데 월수와의 피부 접촉이 치명적이라는 것을 인지한 후반부에서조차 그럴 생각을 않는다. 물론, 헬멧 건의 경우 배우의 얼굴이 노출되어야 하는 영상 매체의 특성상 러닝타임 내내 5명을 넘어가는 등장인물 전원이 헬멧 뒤집어쓰고 있으면 감정 전달이나 연기 등의 연출이 무척 어려워졌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성을 다소 희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먼저 개봉한 극장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도 이와 유사하게, 아니 이보다도 심각하게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외계 행성 환경에 대한 노출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 최소한의 환경 차폐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총은 한가득 챙겨가는 등 몰입을 해치는 개연성 문제가 있어 비판받았다.

대장 일행 셋이서 무장하고 환풍구를 통해 루나를 쫓을 때, 루나가 기지 구조를 이해하고 자유자재로 이용함을 알고서도 셋 중 그 누구도 후방을 경계하지 않는다. 사방 경계는 기본 중의 기본인데, 선발된 군인이면 자동으로 나오는 동작이므로 그럴 수가 없다. 또한 대장 뒤에 선 대원이 권총을 대장 귀 옆으로 겨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모종의 미래 기술로 극복한 것이 아닌 한 그 상태에서 격발했다가는 대장의 고막은 물론 평형감각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대장은 단독 행동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줄 때는 언제고, 심지어 적대적 존재가 기지 내에 도사림을 확인한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시도때도 없이 따로 움직일 것을 지시한다. 그 결과는 대원의 죽음이었다.

이 작품의 본래 각본은 감독이 졸업 작품으로 준비했던 단편 영화였다. 이를 각색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주제나 내용이 복잡하거나 이야기가 크게 루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단편의 경우 주제와 내용이 이해하기 쉽고 작품 전반에 긴장감을 조성시켜 몰입도와 집중도는 높다. 그러나 미니시리즈로 옮겨오면서 스토리 전개나 연출 측면에서 너무 늘어지는 호흡이라는 이유로 초반 호불호가 상당히 갈린다.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3~4화를 기점으로 스토리의 호흡과 긴장감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편이다. 그마저도 후반부와 결말이 급박하게 마무리되어서 중반에 쌓아올린 몰입감을 떨어뜨린다는 평가도 있다. 차라리 2시간짜리 장편영화로 만들었으면 나았을것이다. 단편을 확대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무시하거나 모르고 넘어간 것이 너무 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