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한민국 16강 "날강두에서 한반두"로

 

 

가나와의 시합 패배 이후 16강 진출이 어려워지기 시작하자 국민들은 포르투갈에게 승리한다고 해도 사실상 16강 진출은 불가능하다며 포기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거기다 피파 랭킹의 열세와 전반 5분의 실점으로 거의 반 포기 상태로 지켜보는 상황이었지만 예상을 뒤엎고 포르투갈에게 승리하자 축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특히나 비슷한 경우의 수가 있었던 4년 전 경기에서는 우리나라가 불가능한 일을 달성했음에도 결국 옆 경기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에게 대참패하면서 16강행이 좌절됐으나, 이번에는 딱 알맞게 경우의 수가 모두 들어맞으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하여 기쁨이 배가 되었다.

끝내 16강전 상대가 카타르 월드컵 대표 우승권 팀이자 피파랭킹 1위의 세계 최강 브라질로 확정된 것이 뼈아프다는 시선도 많다. 의외로 카메룬이 브라질의 1.5군을 격파하고 스위스도 세르비아를 상대로 큰 승리를 거둬서 잘하면 스위스를 16강에서 만났을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심 씁쓸한 맛이 더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미 두 번의 기적을 만들어냈으므로 '상대가 누구건 이기면 된다'는 마인드가 더 커진 상황이다. 한 번은 기적이지만 두 번째부터는 실력이라는 평가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미 원정 2번째 16강 진출을 기록하면서 목표는 다 이룬 것에 가깝고, H조 2위는 브라질과 대결{즉 G조 1위}이란 구도가 나온 이후 국내에서도 '브라질은 힘들지'란 의견이 이구동성이었을 정도로 패배가 정배인 만큼 져도 본전이고 이 역시 훌륭한 경험이니까 그냥 다 쏟아부어서 화끈하게 제대로 싸워보자는 의견이 더 지배적이다.



대한민국의 승리에 있어 호날두의 공이 하도 컸기에 SBS 8 뉴스에서는 "날강두에서 한반두로"라는 문구까지 등장했다.(...) SBS는 지난 노쇼 사태때도 뉴스에서 날강두 드립을 친 적이 있다.

정말로 호날두의 활약이 아니었으면 대한민국의 동점골은 불가능했고 되려 추가실점까지 가능했기에 일각에서는 호날두가 날강두 사태에 대한 사죄를 남몰래 한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한민국 대표팀에 축전을 보내고 벤투 감독과 주장 손흥민에게 직접 전화 통화를 걸어 투지와 열정으로 큰 감동을 줬다며 축하와 응원을 전했다.

흥미로운 건 대통령의 독려 직후 대한민국이 호성적을 거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2002 월드컵 당시에 김대중 대통령이 대기실을 찾아 국방 당국과 논의해 병역 문제에 대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수단을 독려한 직후 4강 신화를 이뤘고, 2018 월드컵에서도 당시 한러정상회담 차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멕시코전을 관람한 뒤 선수 대기실을 찾아 2연속 패배로 망연자실한 선수들과 주장 손흥민을 독려한 이후 한국이 독일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러한 버프가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먹힐지 주목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