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세린의 효능과 사용 용도 10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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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세린의 효능과 사용 용도 100가지


2023. 2. 21.

 

석유에서 여러 기름들을 증류하고 남은 잔여물을 탈색, 정제하여 만든 백색 또는 황색의 젤리 형태의 혼합물로, 석유젤리(petroleum jelly)라고도 부른다. 유니레버코리아가 유통하는 기본적인 바셀린은 이 페트롤라툼 100%로 표기되어 있다. 단일한 물질이 아니라 혼합물이며 주로 여러 가지의 파라핀류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1985년에 애경을 통해 들어왔다가 1992년에 유니레버와의 관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법적분쟁을 겪었는데 바세린을 보통명사라고 보고 애경이 바세린 상표를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주의: 독점사용 아님). 지금도 애경은 바세린 고체비누(현재는 온라인에서는 보기 쉽지 않으나 다이소에서 1개당 1천원에 팔리는 것으로 보임)와 바세린 바디워시 등을 발매하고 있다. 대신에 유니레버의 나머지 상표는 애경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키프리스 상표 조회를 해보면 애경 바세린이라는 이름으로 등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두 회사 제품의 로고도 서로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판매되는 것들은 유니레버 힌두스탄이라는 인도 현지 직영법인에서 생산한 것이다.

미국 오리지널 버전은 해외직구로만 구매가 가능하다.



예로부터 인류는 돼지기름, 곰기름, 고래기름 등의 동물성 기름을 상처에 바르는 연고 및 보습용으로 사용했다. 연고(軟膏)라는 단어 자체가 한자로 연한 기름(고약)이라는 뜻이다. 곱게 펴바를 수 있는 기름은 연고, 불이나 몸에 닿았을 때 녹는 기름은 보통 경고라고 불렀다. 고약 또한 기름 고 자를 쓴다. 19세기 중반 미국의 로버트 체스브러 (Robert A. Chesebrough)라는 화학자가 유전 시설에서 노동자들이 파이프에 낀 정체불명의 찌꺼기 같은 것을 연고처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이를 분리, 정제하여 '바셀린 젤리'라는 약품으로 만들어 1872년에 상용화하였다.

체스브러는 체스브러 제조공업(Chesebrough Manufacturing Company)을 설립하여 바셀린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하였고, 생산된 자신의 발명품을 마차에 싣고 미국 전국을 돌면서 바셀린을 팔았다. 이 때 여러가지 외상에 다 통하는 반쯤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했지만 늘 그렇듯 생소했던 이 물건의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바셀린의 약효를 굳게 믿고 있던 체스브러는 자기 몸에 일부러 상처와 작은 화상을 내어 바셀린을 바르는 것을 시연하면서 팔았으며, 심지어 수시로 바셀린을 먹기까지 했다고 한다. 로버트 체스브러는 무려 96세까지 장수하여 바셀린의 무독성을 몸으로 입증했다. 그의 판촉 노력이 결실을 맺어서인지 점차 바셀린의 보급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의 말년엔 유럽에까지 공장이 세워질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한편 체스브러 사후, 체스브러 제조공업 경영진들은 그저 의학품으로서만 널리 알려진 바셀린의 이미지를 타파하여, 보습 효과가 좋다는 점을 강조한 '화장품'으로서 홍보전략을 내세워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오늘날로 치면 기능성 화장품이라고 볼 수 있다. 1987년엔 체스브러 제조공업이 유니레버에 매각되면서 바셀린은 유니레버의 제품이 되었고, 현재는 유니레버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로 계속 팔리고 있다. 유니레버의 정체성 근간인 럭스, Lifebuoy 비누 브랜드와 다르게 바세린은 인수된 브랜드이다보니 바세린 제품에 A Unilever brand라는 미묘한 문구가 붙어있다.

또한 마스카라도 바셀린 덕분에 생겨났다. 석탄가루에 바셀린을 발라 여동생의 속눈썹을 멋지게 해준 것을 계기로, 톰 라일 윌리엄스가 메이블린을 창업하게 된 것이다.



바셀린은 피부에 사용 되는 의약품이나 화장품의 기초 재료로 많이 사용 된다. 인체에 무해하고 점성이 강한 바셀린에 이런저런 성분들을 적당히 섞어서 사용한다.



바세린은 여러 피부 외상의 치료에 효능이 있다. 다만 다른 의약품처럼 바셀린 자체에 상처 재생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는 것은 아니고, 피부가 재생하는 동안 습도를 유지하면서 세균과 이물질을 차단하는 것으로 외상 회복 기간을 줄여준다. 원래 외상 치료의 기본은 상처의 습도를 유지하며 외부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것인데, 바셀린은 이 역할을 충실하게 해낸다. 빨간약으로 알려진 포비돈 요오드로 소독을 하고 말린 뒤에 바세린을 바른다. 생채기 수준의 상처일 경우 제대로 소독하고 열심히 바세린을 발라준다면 우리 피부의 엄청난 재생능력을 2~3일 이내에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심지어 대량으로 바르면 피부의 출혈까지 지혈 가능하다. 물론 심각한 외상은 바셀린만 믿지 말고 한시바삐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함을 잊지 말자.

그 외에 대부분의 습진에도 도움이 된다. 습진 자체가 광범위한 피부 질환을 일컫는 말인데 바셀린을 환부에 바르면 자극 차단, 감염 예방, 보습으로 피부 재생력 증가 등의 피부 질환 치료의 기본을 바셀린이 다 한다. 그외에 스테로이드라는 약까지 같이 쓰면 대부분의 습진은 낫는다. 다만 이후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약을 끊자마자 재발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의외로 마데카솔이나 후시딘등의 영향으로 인해 일반 대중들은 이 약들에 뭔가 특수한 성분이 들어있는 것이 약리학적 효과를 크게 내고 상처 치료를 돕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병원에서 수술부위나 상처부위에 행하는 드레싱은 소독 외에 그저 거즈로 덮어주는 것뿐이다. 이런 식으로 국소적으로 무균의 습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빠른 상처회복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다만 상처에 바셀린을 바르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상처를 소독하고 발라줘야 한다. 상처를 소독 없이 습하게 하는 것은 세균보고 번식하라고 판 깔아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과거 부상병들의 높은 사망률은 이렇게 비위생적인 상처 관리로 인해 발생한 감염 때문이다.

마데카솔의 경우 병풀(Centella Asiatica)이라는 식물의 성분이 새살의 형성을 돕는다는 보고가 있어서 사용하였지만 이는 제조회사의 보고이고 대규모의 연구에서 입증된 적은 없다. 다만 피부의 결합과 탄력성을 주는 성분인 콜라겐의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서 이 약물을 연구하다가 정맥순환 개선에 효과를 발견하였다. "Cen"tella a"sia"tica에서 이름을 따온 센시아라는 이름의 약품이 TV 광고에서 나온 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이 마데카솔의 핵심성분만을 모아서 알약으로 만든 제품이다.

후시딘의 경우에도 상처부위를 덮는 글리세린의 성분 대다수에 항균 효과를 집어넣은 fusidic acid를 넣어서 외부 감염을 막는 효과로 만든 제품이다. 결과적으로 마데카솔이나 후시딘이나 둘다 글리세린 성분을 바탕으로 보습력을 유지하여 피부회복을 치유하는 것이 약리작용의 제일 중요한 핵심이지 마데카솔의 centella asiatica나 후시딘의 fusidic acid은 단지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므로 석유젤리로 보습력을 높인 바셀린 또한 피부 외상약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쓰려면 바셀린 자체가 멸균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다시피 바셀린의 차단 효과 때문에 외부 세균이 들어오지 못함과 동시에 수분 등 내부 구성요소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기에 신체 중 건조한 부위에 바르면 강력한 보습효과를 나타낸다. 건조한 겨울철에 피부 갈라짐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특히 좋다. 얼굴 및 입술이나 손등, 발뒤꿈치, 아킬레스건 등 건조해서 갈라진 곳에 그야말로 특효약. 겨울철에 입술, 손등이 갈라지다 못해 피가 나는 사람조차도 바셀린을 며칠 바르고 자면 부드러운 피부로 돌아간다. 가격 대비 성능을 생각하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헤르페스 같은 게 났을 때도 계속 발라주면 금방 낫는다. 그야말로 석유의 힘.

1차 세계대전 때는 참호족을 예방하기 위해 쓰기도 했다. 물이 찬 참호에 며칠이고 발을 담그고 있어야 하는데, 수시로 양말을 갈아신고 발을 말리거나 바셀린을 바르면 참호족을 막을 수 있었다.





화상에도 바셀린이 도움이 되지만, 이는 집에서 처치가 가능한 1도 화상에 한해서다. 화상 부위에 바르기 전 흐르는 시원한 물에 상처를 진정시켜 열감이 사라지게 해야 한다. 이후에 바셀린을 발라 처치한 1도 화상의 경우, 놔두면 며칠뒤 피부가 재생되고, 죽은 피부가 벗겨지면서 생기는 흰 각질을 막아준다. 죽은 피부는 대개 살아있는 피부보다 건조해져서 각질화되기 마련인데, 바셀린을 미리 충분히 발라두면 피부가 건조해져서는 쉽게 죽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바셀린은 상처의 보호막 역할을 하여 상처받아 민감한 피부를 자극과 감염으로부터 막아준다.

2도 이상의 심한 화상에는 함부로 바르지 않는 것이 좋으며, 이때는 병원부터 가는 것이 좋다. 화상부위를 식히지 않고 바르면 발라진 바셀린이나 연고가 열기를 가둬 상처에 더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다보면 드레싱 때 갈색 바셀린같은 걸 발라주는 걸 경험할 수 있는데, 이것은 소독약인 베타딘(많은 분들이 아는 포비돈 요오드) 성분에 바셀린을 첨가한 베타딘 젤이다. 전혀 다른 성분이기 때문에 심한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시원한 물로 열기를 빼는 것 외에는 바셀린을 포함해 어떠한 연고도 함부로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혼자 어설프게 하는 소독행위도 금물이다.



바셀린은 원래 피부에 바르는 용도로 쓰는 물건이지만, 매우 안정적이고 점도가 높은 기름 성분이라는 점 때문에 기름칠이 필요한 철물이나 가죽 제품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도검 같은 철물 관리 분야에서 베이비 오일과 함께 나란히 애용된다. 베이비 오일도 사실 99% 광물유+1%의 첨가물이라 철물이 녹슬지 않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베이비 오일은 점성이 덜해 비교적 빨리 마르므로 단기 관리용으로 쓰고, 바셀린은 점성이 높아 잘 마르지 않으므로 장기 관리용으로 쓴다. 피벗 같은 접히는 부분의 윤활용으로도 효과적이다.

스뎅말고 무쇠칼 녹방지용으로도 좋다. 애초에 립스틱의 베이스 물질이기도 하기 때문에 요리전에 잘 닦는다면 해로울 것도 없다. 물론 음식의 맛을 해치기 때문에 무쇠칼에는 최소한의 양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 외에도 어지간한 기계류나 금속의 윤활유 및 방청 용도로 바셀린을 활용할 수 있다. 기계덕후라면 윤활유나 구리스 대용품으로 바셀린을 사용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성분은 기본적으로 같기 때문에 하다못해 가정에서 쓰는 가위 같은 것들도 바셀린을 얇게 발라놓았다가 마른 헝겊으로 가볍게 닦아내면 녹이 스는 일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분쇄기 등 식품 가공에 사용되는 기계 장치의 가동부 윤활용으로 쓰일 경우 다른 말로 식용 그리스라고 부른다. 하단의 여담 부분에 적혀 있지만 바셀린은 먹더라도 딱히 몸에 해가 되지는 않기 때문.

사실 사람 몸에 바르는 용도로 제조된 바세린 쪽이 기계에다 쓰는 윤활유나 구리스보다 훨씬 정제도도 높고 단가도 비싸다. 실제로 공업용 윤활유나 구리스는 기본적으로 몇kg씩 팔지만 바셀린은 100g 정도면 한참 쓴다. 특히 사용기한이 지난 바세린의 경우에는 어차피 버려야 하는데 이런 용도로 쓸 경우 유용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 가정에서 공업용 윤활유나 구리스를 kg 단위로 사면 평생 써도 다 못 쓰기 때문에 가끔씩 소량만 필요한 상황에선 쉽게 구할 수 있는 바셀린이 이들보다 단가는 훨씬 비싸지만 간편하게 쓸 수 있기에 대용품으로 추천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로 자전거 체인을 들 수 있다.

가볍게 취미나 집 근처 이동용으로 자전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자전거가 빗물에 맞았거나 했을 때 자주 뿌리지도 않을 윤활유를 직접 사기보다는 바셀린을 바르는 게 간편하고 부담도 적다. 하지만 정말 가끔가다 자전거를 타는 수준이라면 추천하지, 자전거를 일주일 3번 이상 자주 탄다면 비추한다. 왜냐하면 바세린은 점도가 매우 높아서 땅위에 있는 흙이나 먼지등을 흡착하기 때문이다. 체인에 이물질이 달라붙어 떡이져버린다. 자전거를 자주타는 편이라면 그냥 전용오일을 사자.

체인 이외에 싯포스트,각종 나사선 등에는 그리스 대용으로 발라 쓰는건 상관없다.
물론 전문적인 기계에 사용되는 윤활유가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기계에 적합한 용도의 윤활유 제품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

포르쉐 매뉴얼에서는 공식적으로 바셀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P. 61 Porsche Owner's Manual 911 Turbo 911 Carrera WKD91102187: 도로 먼지와 염화물으로부터 휠의 경합금을 보호하기 위하여, 3개월마다 (정기 세차 후) 휠을 바셀린으로 코팅할 것"

P.16 928S Maintenance and General Repairs - Service Training Center WKS006021: (문, 후드, 뒷문, 선루프 등의 실링 고무에 대하여) 반드시 중성 윤활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예) 글리세린, 바셀린, ...

성관계를 할 때 윤활 용도로 쓰기도 하고 실제로도 꽤나 유용하지만, 그 엄청난 꾸덕꾸덕함으로 인해 사후제거가 녹록치 않다는 것이 문제. 보습용이나 상처 보호용으로는 씻기기 어려울 수록 좋지만 간편한 뒤처리가 중요한 러브젤의 용도로는 좀 불편하다. 단순 물로는 죽어도 안 지워지는데다 점도가 높다보니 좀 답답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체액과 특성이 비슷하고 비교적 물로 잘 씻기는 수용성 윤활제가 더 선호된다. 무엇보다 바셀린과 콘돔은 궁합이 정말정말 좋지 않다. 바셀린이 유기용제로 작용해 콘돔을 녹일 수 있다.

터치형 리듬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윤활제로 사용하기도 좋다. 미량을 휴지에 묻혀서 단말기 스크린에 코팅하듯 발라주면 탁월한 윤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발라진 바세린에 의해 빛이 난반사되어 약간의 시야방해가 있는 편. 강한 무극성을 띄기에 어지간히 땀 나는 정도로는 바세린 코팅이 벗겨지지도 않아 지속 기간 또한 긴 편. Arcaea, Lanota 처럼 스크린 문지르기의 비중이 매우 큰 리듬 게임의 경우 준 필수 취급 받을 만큼 효과가 좋다.

스포츠에선 부정행위의 대표적인 사례로 쓰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야구에서 투수의 부정투구 도구로 이용하는 것. 스핏볼의 일종이다. 짤방의 게일로드 페리의 경우 현역시절 바셀린을 발라서 부정투구를 했다는 의혹이 워낙 악명이 높아서 은퇴 후에 바셀린 광고모델까지 했다.

국내에서도 송진우가 KBS 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했을 당시에 현역시절 글러브에 바셀린을 발라 관리를 했고, 경기에서 그 글러브를 끼고 투구했다고 뜬금없이 자백하는 바람에 시끄러워진 적이 있으며 송셀린, 바전드라는 부정적인 별명이 생기기도 하였다. 글러브에 바세린이 묻었으니 야구공에도 묻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선수의 육체적 회복력을 올리지만 스킬을 올린다고는 볼 수 없는 스테로이드와는 달리 투수의 구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만큼 야구의 경기력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약물인 셈.

격투기에선 경기 시작전 선수들 얼굴 다치지 말라고 소량을 바르긴 하지만 이걸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 추성훈의 대 사쿠라바 카즈시전 실격 역시 바셀린 성분이 든 크림을 금지된 부위에 발라서 그런 것. 지용성 도포제라 미끄럽기 때문에 금지된 것이었다. 또한 경기 중 안면 피부가 찢어지면 지혈과 일시적 봉합을 위해 상처를 닫고 그 위에 바세린을 바른다.

마라톤 선수들은 겨드랑이, 가랑이처럼 계속 마찰이 있는 부분에 피부보호를 위해 바른다. 바르지 않으면 피부가 지속적 마찰에 의해 피가 날 정도로 까진다고 한다.

핀수영에서는 발가락이나 발등피부 까짐을 예방하기 위해 바른다.


바세린은 군대 갈 때 특히 훈련병 때에는 무조건 하나 챙겨가는 게 좋다. 훈련병 때에는 "사제(私製)"라고 부르는 외부물건을 대부분 막는 경우가 많지만 바셀린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입대할 때 부대 앞에서 많이 판다. 다만 여기서 파는 것은 시중가보다 비싸서 문제.

혹시나 다 쓸걸 예상해서 사재기마냥 여러개 살 필요도 없고 100g짜리 한통이면 자기 뿐만 아니라 동기에게 나눠줘도 훈련소 기간에 충분히 쓰고도 남는다. 아니, 사실 이 물건이 엄청나게 끈끈해서 어지간한 악건성 피부에 매일 온몸에 바르는 거 아니면 단기간에 다 쓰는 것도 힘들다. 단순히 입술이나 국소 부위만 발라주는 정도로만 사용하면 매일 발라도 전역 때까지도 다 못쓸 수도 있다. 훈련기간이 긴 해병대도 동기들에게 퍼다줘도 남는다. 어차피 다 써도 PX 등지에서 바셀린은 무조건 팔고 있으니까 나중에 또 사도 된다.

이렇게 가져온 바셀린의 쓸곳은 정말 무궁무진해서, 단순히 로션, 스킨 대용으로 쓰일 뿐만 아니라 부상 치료, 총기수입, 정비, 부대정비, 청소, 전투화 광내기, 피부보호 등등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곳에서 바셀린이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특히 바셀린이 가장 많이 쓰일 때는 바로 혹한기 시즌으로, 강추위와 건조한 환경에 노출되어서 다 터버린 피부보호에 정말 유용하게 사용된다. 혹한기 훈련이나 혹한기 시즌에 큰 훈련이 걸린다면 거의 필수로 가져가게 된다.

이외에도 군인들이 달고 사는 습진, 무좀, 물집 방지에도 효과가 뛰어나서 생활관에 1명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외에 끈적끈적한 기름이기에 틈새에 바르면 틈새 형태대로 퍼지는 것을 이용하여 실험실 등에서 유리 기구의 뚜껑 틈새 등에 바셀린을 발라 밀봉하는 데도 널리 쓰인다. 하지만 현재에는 가능한 한 사용의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바세린 대신 랩돌이/랩순이들의 구원자인 파라필름을 사용한다.

바셀린으로 고체 향수를 만들 수도 있다. 또한 바셀린을 바른 부위에 향수를 뿌리면 향이 오래 지속된다.

절연체이기 때문에 LN2(액체 질소)를 사용하는 오버클러킹에서 CPU 소켓 주변 전원부와 램 슬롯, I/O 등을 보호할 때 사용한다.

고급 천연 가죽 제품 관리용 코팅제나 세척제로도 적합하다. 가죽은 결국 동물의 피부이니 당연한 것인지도..

가연성이기 때문에 서바이벌에서는 불쏘시개로 사용한다. 마른 나뭇가지나 낙엽에 적당히 바셀린을 치덕하게 바르고 불을 당기면 불이 활활 잘 탄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석유에서 나온 것이니까... 신문지를 가늘게 찢어 바셀린을 적당히 발라 둥글게 구겨 뭉쳐 써도 매우 유용하다.

사용하고 있는 뷰러를 가져와 속눈썹 찝는 부분에 바세린을 묻혀주고 컬링을 넣으면 컬링력이 평소보다 더 나아진다.

면봉으로 눈썹칼에 바세린을 발라주면 눈썹을 제모할 때 피부와 면도날과의 마찰이 줄어서 좀 더 안전하고 깔끔하게 제모할 수 있다.

바세린을 손등에 덜고 더러워진 브러쉬를 앞 뒤로 닦아준 다음, 티슈로 바세린을 없애주면 브러쉬모를 더 정돈해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세린은 3년의 사용기한이 있지만 성분이 탄화수소 덩어리인 만큼 열이나 빛 등으로 분해되지 않는 한 변성되기 어려우므로 보관만 잘 하면 사용기한은 무기한에 가깝다. 하지만 개봉 후 사용한 바셀린은 수분이나 이물질 등의 오염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너무 오래되었다면 교체하고 신체 외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1994년에 어느 환자가 폐에 바셀린이 들어가서 폐렴이 걸렸기 때문에 콧속에는 바르지 말자고 연구 결과가 나왔었는데 말 그대로 환자 한 명만 그랬다고 한다. 심지어 이후에 사람을 더 많이 모아서 실험을 했는데 짧은 기간만 잠깐 바르는 것은 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니까 일부러 바셀린을 코로 들이마시지 않는 이상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 알아서 각자 조심하도록 하자.

2015년 대한민국 메르스 유행 시 메르스로부터 내몸 지키는 꿀팁이라며 콧속에 바셀린을 바르라는 유언비어가 퍼져 나갔다. 물론 해봤자 아무 효과 없다. 대신 코피가 났을 때 지혈과 재발 방지를 위해 코에 바세린을 바르는 건 큰 효과가 있다.

바셀린을 상용화한 발명가인 로버트 체스브러는 1837년부터 1933년까지 무려 96년을 매우 건강하게 살았는데, 사람들이 그에게 장수와 건강의 비결을 물을 때마다 "하루 한 번, 바셀린 한 숟갈"이라고 대답했다 한다. 이에 200살도 살 사람이 매일 바셀린을 먹어서 96살밖에 못 살았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바셀린은 소화나 흡수가 전혀 불가능하기에 체내에서 아무런 기능도 하지 않으며, 먹어도 그냥 별일 없이 대변으로 배출된다. 플라시보 효과였다면 말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일부러 먹지는 말자. 소화도 안되는 기름 덩어리라 배가 많이 아플 수 있다. 실제로 먹은 후에 화장실에서 볼일 다 보고 변기를 쳐다보면 웬 갈색 기름이 둥둥 떠 다니는 걸 볼 수 있다.

바셀린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아토피성 피부염이 예방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셀린에 아토피를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을 막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바르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된다는 연구 결과이다. 다만 아직 연구 초기 단계이고 공식적으로 쓰이는 방법이 아니므로 섣불리 시도하거나 바셀린을 이용한 민간요법이 나돌아다니면 경계하자. 다만 바셀린 자체는 위에 소개된 보습효과 때문에 대부분의 피부질환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된다.

바셀린에 있는 페트롤라툼 성분이 EU에서 발암 위험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다는 기사가 2016년 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설명하면 바셀린의 주성분인 페트롤레움 젤리(Petroleum jelly)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원유에서 자주 발견되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가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물질은 숯불이나, 탄 고기 등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우리가 흔히 아는 발암물질 이다. 바셀린 정제 방법과 얼마나 순수한 페트롤레움 젤리만을 추출 했느냐에 따라 바셀린의 안정성 논란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으나,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찾지 못하였다. 바셀린 제조사인 유니레버는 자사의 바셀린은 3번의 정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발암물질이 없다고 발표했다.





바셀린은 값도 저렴하며 여러모로 효능도 좋고 활용도도 다양한 편인지라 가성비가 매우 높은 제품이다. 그러나 새 옷 냄새 등의 석유, 고무, 아스팔트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겐 좀 꺼려질 수 있다. 바셀린의 원료가 석유이다 보니 약간의 아스팔트 냄새가 나는 걸 피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바셀린 바르고 나서 냄새를 빼려고 손을 씻는 사람도 있다고. 그래도 냄새에 매우 민감한 사람이 아닌 이상 좀 기분나쁜 냄새네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냄새를 가리기 위해서인지, 립밤을 만들 땐 보통 바셀린에 향료 등의 몇 가지 첨가물을 섞어 만든다. 그래서 바셀린을 원료로 한 립밤의 경우 원료 특유의 석유 냄새 대신 좀 더 맡기 좋은 냄새가 난다.

석유 덩어리인 만큼 유분이 장난이 아니라 바셀린을 바른 손을 자체 보습효과가 강한 비누로 씻을 경우 제대로 안 씻어내면 손에 뻑뻑한 기름기가 종종 남는다. 바셀린을 씻어내는 데는 오히려 보습효과가 없는 싸구려 비누로 씻어야 효과가 좋다.

신발과 양말이 젖어도 바꿔 신기 어려운 현장 일을 하는 사람의 경우, 미리 바세린을 발에다 발라두면 습진 예방에 좋다. 그리고 스키장 등 춥고 발이 젖기 쉬운 곳에서도 바세린을 발에 발라두면 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