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의 크리스 락 폭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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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의 크리스 락 폭행 사건


2023. 4. 27.

 


2022년 3월 27일 미국에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시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크리스 락이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상대로 높은 수위의 농담을 했고, 이에 그의 남편인 윌 스미스가 무대에 난입해 크리스 락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한 사건이다.

제이다는 자가면역성 탈모에 걸렸고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다 2021년쯤 딸 윌로 스미스가 동반 삭발을 권유해 모녀가 함께 머리를 밀고 이를 공개했다. 그런데 크리스 락은 제이다의 삭발한 머리를 보고 <G.I. 제인> 속편에 출연하려고 준비하는 거냐고 농담했는데, 윌 스미스는 웃은 반면 제이다는 정색했다. 이후 짜고 친 콩트인지 실제 상황인지 설왕설래가 많았는데 윌 스미스가 생방송에서 대놓고 큰소리로 욕을 했고,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을 하면서 사과를 했기에 실제상황으로 판명이 되었다.

당시 ABC 제작진은 계획된 콩트일 수 있다는 판단하에 빠르게 화면전환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윌 스미스의 욕설 이후 빠르게 화면전환을 했지만 시상식 분위기는 극도로 차갑게 얼어붙었다. 때문에 미국 현지에서 중계 중 잠시 소리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고 해외 중계에서는 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윌 스미스의 욕설이 모두 중계되었다.

이는 100년 가까운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큰 사건이다. 과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일어난 유명한 사건들(예를 들어 말론 브란도의 수상 거부, 46회 나체 남성 무대 난입 등)과 함께 큰 사건으로 자리매김 했다. 생방송으로 진행 중인 시상식 무대에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 진행자의 뺨을 때리고, 역시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는 윌 스미스를 보며 많은 이들이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윌 스미스도 원래는 래퍼였지" 등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 날 시상식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윌 스미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었기 때문에, 남우주연상 발표 전에 덴젤 워싱턴이 윌 스미스에게 감정을 차분하게 하라고 진정시켰고 덕분에 윌 스미스는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덴젤 워싱턴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아카데미측과 다른 참석자들에게 사과를 하며 차분하게 마무리지었다.



실제 무대 위 상황은 아래와 같았다.

크리스 락:


You know who's got the hardest job tonight?
여러분 오늘 밤 가장 고생할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Javier Bardem, and his wife are both nominated!
하비에르 바르뎀이죠, 아내와 동시에 후보에 올랐으니까요!
Now if she loses, he can't win!
만에 하나 아내는 상을 못 받고 본인은 받으면 큰일 나거든요!
He is praying that Will Smith wins, like "Please, Lord!"
속으로 윌 스미스가 수상하길 기도하고 있을 거예요, "제발요, 주님!" 하면서요.

Jada. I love you! <G. I. Jane 2>, can’t wait to see it. Alright?
제이다, 사랑해요! <G.I. 제인 2> 기대할게요. 알겠죠?
It’s, that was, that was a nice one, okay.
방금, 방금 거 괜찮았네요, 좋아요.

I’m out here…
제가 여기서…

(연단으로 올라오는 윌 스미스)

Uh-oh. Richard?
이런, 리차드?

(윌 스미스가 크리스 락을 가격함)

크리스 락:


Oh, wow. Wow.
오 와우. 와우.
Will Smith just smacked the shit out of me.
윌 스미스가 방금 저를 후려쳤네요.

윌 스미스:


Keep my wife’s name out your fucking mouth.
네 좆같은 입에 내 아내 이름 담지 마.

크리스 락:


Wow, dude.
와우, 친구.

윌 스미스:


Yeah.
그래.

크리스 락:


It was a <G.I. Jane> joke.
그냥 <G.I. 제인> 드립이잖아요.

윌 스미스:


Keep, my wife’s, name, out your, fucking, mouth!
네, 좆같은, 입에, 내 아내, 이름, 담지 말라고!

크리스 락:


I’m going to. OK?
그럴 거예요, 알았죠?


윌 스미스는 3월 28일 자신의 SNS(링크)에 공개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 사과문에서는 크리스 락에게도 사과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카데미에서 징계 처분을 발표하면서 윌 스미스는 10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과 아카데미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남우주연상 수상은 취소되지 않으며 앞으로의 후보 지명 및 수상은 막지 않는다. 따라서 앞으로 10년 동안은 만에 하나 앞으로 그가 뛰어난 연기를 하면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수 있겠으나 시상식에는 올 수 없는 것이다.

 윌 스미스에 대해 동정적인 반응이 많이 나왔던 한국 및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아내가 모욕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것이냐"는 반응이 많았는데, 스미스가 정색하거나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을 문제로 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양에서도 "아내가 모욕당해서 보호를 한 것뿐"이란 동정적인 반응도 있고, 아내가 불편해하면 이를 위해 남편으로서 나서는 걸 좋게 받아들이는 것은 대체로 보편적인 정서이다. 문제는 스미스가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수많은 옵션 중 '최악'을 택했다는 것이다. 아내에게 부적절한 조크를 한, 예전부터 알고 지낸 코미디언 동료에게 다가가 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일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남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생방송으로 나가고 있는 시상식에서 따귀를 날리고, 욕을 일갈한데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자가면역성 탈모는 남성형 탈모와는 양상이 다르다. 남성형 정수리 탈모는 대부분 유전적인 요인, 즉 5α-환원효소가 작용하여 생기는 것인 반면, 원형 탈모는 스트레스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이 대부분이다. 특히 자가면역이 원인인 경우 전신성 탈모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하는데, 제이다의 원형 탈모가 자가면역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에게 예기치 못한 탈모는 상당히 큰 고민거리이며 특히 여성일 경우 그 영향이 더 큰 데다 제이다가 삭발한 모습을 공개한 것도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므로 '고작 탈모 하나 가지고' 정도로 가볍게 넘기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도 시상식 당시 당사자 본인이 탐탁지 않아하는 반응을 보였으니 크리스 락의 농담이 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