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호랑이 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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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호랑이 연고


2017. 8. 18.

타이거 밤, 통칭 호랑이 연고.

안티푸라민, 멘소래담과 더불어 널리 쓰이던 소염 연고이다. 박하와 장뇌, 정향, 계피 등을 주성분으로 한 식물성 소염 진통 성분을 파라핀과 바셀린에 굳힌 것이다.


타박상, 벌레 물린 데에도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1960년대부터 들여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가정 상비약으로 집집마다 하나 정도는 찾아볼 수 있었다. 효과는 사람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맨소래담보다 더 뛰어나면서 화끈거림이 적다. 다만 정식 유통은 생각외로 늦어서 2011년 태전약품이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아 수입한 것이 최초다. 그나마 2016년 현재는 판매가 중단되었다.

연고는 위 사진에 나와있는 화이트와 레드 두 가지가 기본인데 레드가 더 강한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 외 파스나 로션, 크림 등등 여러 제품이 있다.


역사

100년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연고이다. 19세기말 중국 한의사 호자흠(胡子欽, Aw Chu Kin)이 만든 연고에서 기원한다. 훗날 호자흠은 영국령 인도제국의 일원이던 버마, 지금의 미얀마로 이주하는데, 해충이 많고 습한 기후인 미얀마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만금유(萬金油) 라는 이름으로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두 아들이 가게를 물려받게 되는데, 이 형제의 이름 오분호(胡文虎 Aw Boon Haw), 오분파(胡文豹 Aw Boon Par)에서 한글자씩 따서 차린 회사가 호표행(虎豹行, Haw Par)이다. 워낙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나중에 타이거 밤(Tiger Balm)이란 이름으로 외국에서도 유명해졌다.

여담으로 저 두 아들은 1950년대까지 동남아 화교 사회에서 큰 손으로 유명했는데, 어느 정도냐면 싱가포르와 홍콩에 타이거 밤 가든을 만들고 거리 이름도 붙어있을 정도이다. 아울러 언론사업에도 관여했는데 홍콩의 성도일보(星島日報), 싱가포르 성주일보(星洲日報), 영자신문 스탠더드를 발간했다.

여담

옛날 약장수들이 만병통치약으로 광고하면서 호랑이 기름 또는 뼛가루가 들어있는 연고라고 홍보를 하였으나, 실상은 호랑이 기름 같은것은 없다. 사실 타이거 밤을 만드는 회사에서 별도로 오일을 만들어 파는데 바로 타이거 밤 오일, 그런데 이놈의 과거 명칭은 대놓고 타이거 오일 이었다. 한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호유. 호랑이 연고와 호랑이 기름은 전혀 다른 물건이다. 그리고 호랑이는 절대 안 들어간다. 그냥 창업주 이름에 호랑이 호자가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동남아나 중국 여행을 다녀오는 여행객들이 자주 사오는 기념품이기도 하다. 홍콩에서는 우리돈으로 1~3천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요코하마 주카가이 일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명동이나 남대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으로도 판다.

영국 드라마 화이트채플에서 주인공 챈들러 경위가 틈만 나면 양쪽 관자놀이에 문질러대는 연고도 이것.

학교 선생님들이 가끔 언급하기도 하는데, 국부에 바르면 수련회나 수학여행에서 치약보다 훨씬 더 강렬한 효과를 선사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