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한국은처음이지' 외국인들에게 유명하다는 책을 선물받은 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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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한국은처음이지' 외국인들에게 유명하다는 책을 선물받은 빌푸


눈치는 사회성 중 일부를 묶어서 부르는 말로 주변의 상황을 스스로 파악하고 적절한 행동을 하는 능력이다.

의외로 서구권에서는 우리가 말하는 눈치의 개념을 정확히 담아줄 단어가 없는 곳도 많고 명확하게 이해하기 힘든 단어다. 이유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문화권에서는 아무래도 남의 눈치를 살피고 신경쓰며 사는 일이 적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눈치가 얼마나 빠른가'로 사회성까지 결정되어 버릴 정도로 눈치가 중요시되는 동양권에서의 해당 단어의 포괄적이고 깊은 의미를 담을 만한 단어도, 그 뜻도 잘 와닿지 않을 수밖에...

일상에서 '눈치가 없는 언행'은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는 언행'에 가깝다. 따라서 이런 경우 꼰대들이 사회적으로 비판받거나 인간관계 기술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할 수도 있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충고하는 사람도 있지만 듣는 사람이 소인배라서 앙심을 품는 경우도 있고, 말하는 사람이 청자에 대한 기본적인 상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조언하는 식으로 다짜고짜 말하여 청자를 도움 받는 존재로 전락시켜 버리는(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몰지각한 채로 말하는 이러한 사람들은 대체로 오지라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우가 허다하다. 전자보다는 후자의 사람들이 월등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애초에 조언해줄 정도면 상대방에 대한 입장을 고려하여 조언하는게 기본이다.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처럼 항상 주변을 잘 살피는 건 생존 혹은 본능과도 같기에 실수하는 것만 아니면 생활하며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눈치가 없는 사람은 주변을 보는 것(주변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살피는 것), 쉽게 말해 상황 파악조차 안한 채로 자신의 철학과 신념대로 상대방에게 언어로든 행동으로든 무언의 압박을 주며 살아가니 문제가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 없다. 예를 들어, 말하지 않는게 나은 상황에서 말하여 문제를 더러 만드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실제 생활에서 눈치를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이며 어길 경우에는 은근한 압박과 따돌림, 배제를 받기도 한다. 괜히 비언어적 학습장애인들이 사회생활을 힘들어하는 게 아니다. 창작물에서도 만화의 경우 눈치 없는 캐릭터가 나올 때 작중 인물들에게나 독자한테나 그 캐릭터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욕을 먹는다.

참고로 한국의 눈치 문화는 일본의 메이와쿠, 혼네/다테마에 문화가 바로 근원지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서구 선진국에서는 규정에서 문제가 생길 만한 부분은 다 문서화를 시킨다면, 한국이나 일본의 규정에서는 "담당자의 재량에 맡긴다" 정도로 두루뭉실하게 해놓은 뒤 아랫사람에게 가혹하고 윗사람에게는 너그러운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실 한국, 일본 등 비슷한 문화권에서 어른들이 말하는 사회성, 사회생활의 법칙이 이런 것에 가깝다. 전적으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