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거라던 에어팟 맥스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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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거라던 에어팟 맥스 근황


실사용자들은 전반적으로 'Apple 기기를 사용해왔고 가격이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다면 좋은 제품' 이라는 평을 한다. 즉 좋게 말하면 선물용, 나쁘게 말하면 애플 프리미엄 정도.

전문 리뷰어들은 최중요 요소인 음질과 노이즈 캔슬링의 성능이 가격이 훨씬 낮은 소니의 WH1000-XM4와 거의 동급에 불과해 가성비가 의심스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물론 헤드셋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음질과 노이즈캔슬링 성능뿐인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72만원은 대중적인 가격대를 이미 뛰어넘은지 오래이기에 성능적인 측면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그 둘이 원래 있었던 더 싼 제품과 큰 차이가 없으니 아쉬울 수밖에 없는 따름. 다만 성능 대비 완성도 자체는 높다고 평가되며, Apple 특유의 연동성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기에 Apple 프리미엄이라고 대놓고 혹평하기 보다는 가성비가 아쉽다는 정도의 평가가 많은 편. 그러나 특유의 연동성은 자사 제품을 쓸 때만 발휘되기 때문에,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큰 장점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

어쨌든 리뷰어들의 평가가 안좋은 쪽으로 거의 대동단결 되는 바람에, 실제 사용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Apple은 음향기기 회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주요 IT 제품들의 음질이 타사 동급 제품 대비 뛰어났고, AirPods 시리즈는 신드롬 급의 초대박을 거두는 데 성공했기에, Apple의 최초 헤드셋 출시 소식은 음향 전문가, 음향기기 매니아, 일반소비자, Apple 팬보이 가리지 않고 뜨거운 감자였는데 출시가 되고 보니 하이엔드급인 제품도 아니었고, 가성비 제품도 아니었고, 그저 Apple 프리미엄 붙은 특별할 것 없는 헤드셋이었으니 말이다.

음향기기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실제 성능과는 별개로 가격 책정이 상당히 어중간하게 된 편이라는 평이 많다. AirPods Max는 성능으로 보나 여타 기능들로 보나 소니의 WH-1000XM4로 대표되는 플래그십 노이즈캔슬링 무선 헤드셋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디자인 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해당 제품군들은 가격 또한 비슷한 라인업에서 책정되어 있는데, AirPods Max만 튀는 가격을 자랑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Apple 프리미엄이 붙은 제품이 아니냐'고 하기에는 아귀가 안 맞는게, Apple에서 나오는 음향 제품들은 Apple치고는 유달리 프리미엄이 많이 안 붙어 있는 편이었다. 대표적으로 AirPods나 AirPods Pro만 봐도 처음 공개됐을때는 '고작 이어폰 주제에 뭐 저리 가격이 비싸냐'는 대중들이 많았으나, 다른 메이저 이어폰 제조사들의 비슷한 제품군들과 비교했을 때는 그다지 비싼 가격이 아니었다. 곧 가격경쟁력이 충분했다는 것이고 그것은 실제로 판매고가 증명하고 있다. 제품 주문을 받은지 하루도 안 돼서 수령일이 서너달씩 밀린 것으로 볼 때 정상적인 상황에서 인기가 엄청 많았다기보다는 애초에 초기 물량을 적게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Apple이 이 제품의 수요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초기 물량을 적게 찍어냈고 적은 물량에서 이윤을 내기 위해 제품 가격에 개발비를 많이 녹여내서 이런 애매한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음향기기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Apple이 AirPods으로 무선 이어폰 시장을 개척했듯, 헤드셋 시장도 개척해주길 은근히 바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에 실패해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AirPods Pro는 제품이 한정적이던 노이즈 캔슬링 코드리스 시장에서 중간은 가는 음질과 훌륭한 노캔 성능, 통화품질로 다른 제조사를 따돌려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된 것이지만, AirPods Max는 WH-1000XM4와 QuietComfort 35라는 양대산맥을 따돌리지 못한채 가격만 비싸고 무거운 이도저도 아닌 물건이 되버렸다는게 문제이다. 스타터도 아니고 선도하는 팔로워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물건이 나온셈. 동시에 프리미엄 헤드폰 시장의 가격인상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래그십 제품들이 100만원은 커녕 150을 우습게 뚫어버린 원흉이 바로 iPhone이며, AirPods Max 출시뒤 재평가를 받은 소니 WH-1000XM4의 인터넷 최저가가 상승하는 것을 보면 경쟁회사들 입장에선 차세대 제품의 가격을 올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Apple 팬보이들도 워낙 기대를 많이 한 탓인지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도 쉴더조차 찾아보기가 힘들다. 출시 타이밍 자체는 너무나 절륜했는데 막상 공개된 헤드셋은 가성비가 좋은 것도 아니었고, 비싼만큼 성능이 특별한 것도 아니었기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설령 가성비가 좋게 나왔어도 배송기간을 보면 초기 물량을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팀 쿡 체제의 Apple스럽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애초에 비싼 가격과 물량 부족이 궤를 같이 한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라 별 의미가 없긴 하다. 그냥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추려고 급하게 나왔는데 배송기간도 못 맞춘 어중간한 꼴이 되어버렸으니 Apple 입장에선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출시 당일부터 수 개월 이상 밀려버린 악명높은 배송기간은 한동안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말했듯 수요 예측 실패로 초기 물량을 적게 찍은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고가 헤드셋은 특성상 추가 생산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여느 때 처럼 Apple 생태계를 구축한 사람들에게는 구입할 여유만 된다면 좋은 제품으로 보인다. 다만 제품의 구조를 볼 때 이어패드 빼고는 여전히 수리용이성은 없는 수준으로 보이며, 보증기간이 지난 후 배터리 수명이 다하거나 제품이 손상되었을 때 지불해야 할 비용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존 AirPods 라인업과 동일하게 AirPods Max 또한 보증기간이 지나면 유상으로 배터리 리퍼를 받아야 할텐데, 가뜩이나 타사의 제품들에 비해 배터리 구동시간이 짧아서 배터리 수명도 짧을 확률이 높고, 되려 리퍼 가격은 비싼 편인지라 사후관리도 생각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