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전과 14범 남성이 여성 2명을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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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전과 14범 남성이 여성 2명을 살해


2021. 9. 2.

서울특별시 송파구에서 성범죄 전과자 56세 강 모 씨가 전자발찌를 끊기 전후에 여성 2명을 살해한 후 경찰에 자수한 사건.


1965년생인 피의자 강씨는 17세인 1982년부터 특수절도죄로 장기 10월~단기 8월의 형을 선고받는 등 총 전과 14범이었다. 이중 실형 전력은 강도강간, 절도 등 총 8회로, 이 중 성범죄 전과는 2회이다. 구체적으로는 1982년 특수절도죄, 1986년 절도죄, 1989년과 1992년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절도죄를 선고받았다.

1997년에는 처음으로 강도강간·강도상해죄 등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5년형을 받았고, 2005년 4월 보호감호 처분 집행을 받으며 가출소했다. 형 집행은 2001년 마쳤지만 보호감호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에 2005년 4월 가출소 했다.

2004년에는 아내와 이혼했다.

그러나 이후 2005년 8월 중순께 강도 범행을 시작으로 서울 용산구·서대문·관악구 등을 돌며 10여 차례 날치기, 7차례 강도 범행을 주도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 9월에는 차 안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고 성추행하기도 했다. 이에 복역하다 2021년 5월 형을 모두 채우고 출소했다.

2005년 사건의 공범 A·B·C씨 역시 1982년~1987년 미성년자일 때 특수절도 등으로 장단기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이후로 내내 절도와 강도행위로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강씨가 2005년 4월 가장 먼저 나왔고 A씨는 같은 해 7월, B씨와 C씨는 6월에 나란히 가출소했다.

성범죄자 알림e는 2008년,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는 2011년부터 시행되었기 때문에 강모씨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강모씨는 감옥에 있는 동안 몸이 호리호리하고 완력이 강하진 않았지만 독단적이고 모난 구석이 있었다고 한다. 방장의 말도 따르지 않고 대장 노릇을 하려는 스타일이었으며, 자기 의견을 다른 사람이 안 따르면 꼬투리를 잡았다. 그렇게 하니 강씨의 의견대로 가긴 하지만 외톨이가 된 적이 많았다.

또한 감옥에서 강씨는 '독방에서 법률 공부만 했다'며 법률에 해박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문제만 생기면 교도소·교도관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거나 소송을 걸어 교도소를 자주 옮겼고, 손해배상을 받아내 교도소에서 그 돈으로 살기도 했다. 그 때문에 교도소에서 성가셔 했으나 법적으로 건드렸기 때문에 잘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동료 수감자는 또 강씨가 '가정용으로 쓸 수 있는 보안시스템 특허를 냈는데 모 대기업이 특허를 도용했다'면서 특허 기록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2017년에는 교정 홍보물에 용서를 구하는 기고문을 보냈는데 이 글에서 진짜 반성하는 것처럼 글을 써 놓아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0년 청주교도소에 있던 시절 심리치료를 받은 후 강사에게 슈업에 감명받았다며 '나는 40대에 프리랜서 작가로 일했다. 출소하면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으며 살겠다'라고 하기도 했다. 교회 활동도 열심이어서 목사가 그를 보고 감명받아 탄원서를 모아서 냈고, 이 덕분에 가석방 날짜가 2개월 정도 앞당겨졌다.

강모씨는 2021년 5월 6일 천안교도소에서 가출소 후 전자발찌 부착명령 5년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허준서)는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K-SORAS)에서 강 씨에게 총점 13점을 부여해 성범재 재범의 위험성을 ‘높음’ 수준으로 분류했다.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결과에선 총점이 8점으로 ‘중간’ 수준으로 분류돼, 종합적인 재범 위험성은 ‘높음 또는 중간’으로 평가됐다. 참고로 조두순은 17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5월 7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다. 이후 6월에 대상자로 선정된 뒤부터 강 씨는 생계·주거·의료급여 명목으로 약 3개월 간 최소 500만 원 이상의 현금성 지원을 받았다. 또한 거여동에 LH가 기존 주택에 전세를 얻어 저소득층에게 장기간 재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을 얻어 그곳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후에도 송파구청과 주민센터를 지속적으로 찾아가 빠른 처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보통 심사에 몇 달이 소요되지만 강 씨의 집요한 요구로 행정절차가 단축돼 신청 한 달 반 만인 6월 25일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다. 구청 관계자는 “처음 강 씨가 찾아왔을 때는 남루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옷차림이 상당히 말끔해지고 멋쟁이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을 받게 된 후에도 강 씨는 구청과 주민센터에 주 2회 가량 찾아가 후원물품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강 씨가 상습적이고 악의적으로 민원을 계속 해서 직원들이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강씨는 또 출소 후 3개월간 기초수급생활자 지원금 340만 원, ‘사랑의 온도’에서 나온 후원금 350만원 등을 받았다.

또한 강씨는 화장품 영업사원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고 한다. 복역 중에 친분을 맺은 교도소 교정위원이었던 한 목사의 주선으로 가정이나 사무실을 방문해 화장품을 파는 일을 했다고 한다. 사정 당국의 한 관계자는 “방문판매 형태의 다단계 영세업체였다”고 말했다.

강씨는 강도강간·강도상해 등 모두 14회 처벌 전력이 있고, 성범죄 2건을 포함한 범행에 대한 실형 복역 기간만 23년에 보호감호 기간이 4년으로 집중 관리가 필요한 '집중 대상자'였다. 이에 출소 당시 서울보호관찰소의 감독 대상이었던 그는 주거지 이전으로 서울동부보호관찰소의 감독을 받게 됐다.



동부보호관찰소는 강씨에 대해 주거지를 12번 불시 방문하고 일상생활 패턴과 다른 이동 경로를 보여 17번의 통신지도 및 18번의 이동경로 점검을 하는 등 그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왔다.

사건 발생 약 20일 전, 강모씨는 송파구청 관계자에게 '아들을 찾았는데 나 닮아서 머리가 좋아 대기업에 취업했다. 내가 출소한 상태였던 20대에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거로 들었다. 지금은 이혼했다.'는 등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강씨는 보름 전에는 아내를 찾기 위해 처형과 동서를 만나러 충청도로 내려갔다고 한다. 그들과 만난 후 다툼과 폭행이 발생해 지역 파출소에 신고가 접수됐으며, 강씨의 동서가 ‘남자들끼리 없던 일로 하자’는 합의서를 쓰자고 하면서 정식으로 입건되지는 않았다.

8월 21일에는 추후 2번째 피해자가 될 50대 여성이 편의점에 도움을 요청했다. 강모 씨가 평소 담배를 사던 집 근처 편의점 앞에서 30분~1시간 가량 말다툼을 한 후 여성은 강모 씨 주변을 서성이다 편의점으로 들어갔고, 생수 한 병을 사면서 나가려고 할 때 공포에 찬 다급한 표정으로 직원에게 '밖에 소리가 나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피살되기 8일 전이었다.



강모씨는 강도강간 혐의로 보호감호 처분을 받다 2005년 4월 가출소하게 된다. 그리고 2005년 8월 중순께 공범 3명과 함께 강도 범행을 시작으로 8~9월 동안 서울 용산구·서대문·관악구 등을 돌며 10여 차례 날치기, 7차례 강도 범행을 주도하게 된다. 이들이 범행을 저지를 약 40일 동안 피해 여성만 30여명, 피해 금액도 수천만원 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심야에 혼자 운전 중이던 차량에서 내리는 여성을 노려 폭행한 뒤 차량을 탈취하고 돈을 뺏는 '차량 날치기' 수법이었다. 도로에서 일부러 여성운전자 차량에 접촉사고를 내 차에서 내리는 피해자를 상대로 비슷한 범행을 벌이는가 하면, 여성 직원이나 고객이 많은 피부관리실과 미용실들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도 자주 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은 범행을 위해 미리 칼, 테이프, 마스크, 오토바이 헬멧을 구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첫 범행인 8월 15일에는 서울 용산구 한 빌라 주차장에서 여성이 차량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다가가 테이프로 피해자의 입과 눈을 가려 차량에 태운 다음 협박해 약 1000만원을 갈취했다. 피해자는 당시 온몸을 폭행당해 갈비뼈 골절상을 입었다. #

8월 27일 오전에는 강 씨 등이 서울 서대문구의 한 피부 관리 업소에 침입해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던 사장을 폭행하고 감금했다. 이후 가게에 방문한 손님과 출근한 직원 등 3명도 손발을 묶은 뒤 현금과 금반지 등 960여만원 어치를 빼앗아 달아났다.

9월에는 강모씨 홀로 서울 마포구의 한 대학 인근 놀이터에 주차된 차 안에서 새벽에 2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신용카드를 빼앗고, 강제로 추행한 범행을 저지르도 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강 씨에 대해 “10여 차례에 걸쳐 날치기 수법으로 절도 범행을 저질렀을 뿐 아니라 7차례의 강도 범행을 주도했다”며 “그나마 여성들을 강간하거나 추행하지는 않은 다른 공범들과 달리, 강 씨는 강도 범행 후에 처절하게 저항하는 피해자를 강간하기도 했다”고 강조하며 강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공범 3명에게는 각각 징역 15년, 12년, 10년이 선고되었다.

유죄가 인정된 혐의는 총 8개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강도, 절도) 위반, 성폭력범죄처벌법(특수강도강간 등) 위반, 강도상해,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 위반이다.

강씨 등의 항소로 열린 2심에서는 강씨에게 적용됐던 특수강도강간 혐의 공소사실이 강제추행으로 변경됐으나 재판부의 유죄 판단과 형량은 유지됐다. 이 판결은 이듬해인 2006년 대법원에서 강모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확정됐다.



사건이후 강모씨는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를 나오면서 범행 동기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보도 똑바로 하라"고 소리치는 등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을 받자 취재진의 마이크를 집어 던지는 등 흥분했다. 호송차에 탑승하면서도 취재진을 향해 "기자들이 보도를 엉터리로 하니까…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야지"라고 소리쳤다.



강 씨는 오전 10시 5분께 구속 심사가 열릴 서울동부지법에 도착한 뒤에도 "피해 여성을 왜 살해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방송용 마이크를 발로 걷어찼다. 강 씨의 발길질에 튕겨 나간 마이크가 취재진의 이마에 맞기도 했다.

8월 31일 오전 11시 21분, 강모씨는 영장 심사를 마치고 나오며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더 못 죽여서 한이다." 라고 취재진 앞에서 망언을 하여 분노를 샀다.

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자장치부착법 위반과 살인 혐의를 받는 강 씨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람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과 법원을 비판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1. 훼손 및 추가범죄를 예방하지 못하는 전자발찌가 실효성이 있나?
2. 전과 14범이고 재범의 가능성이 높은 위험 인물인데 이전부터 엄하게 처벌하지 않았나? 특별관리는 하지 않는가?

3.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다고 볼 수 있나?



특히 최근 들어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초범-재범 엄벌주의 여론에 기름을 제대로 부었다.

법무부는 8월 30일 오전,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전자장치 훼손 사건 경과 및 향후 재범억제 방안'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 '안일한 대응이 아니었나'라는 지적에 법무부 관계자는 "강씨가 외출제한명령 위반 상태에서 복귀했기 때문에 위반 상태가 아닌 게 돼서 통상적으로 다음에 소환해서 조사를 실시하게 된다"며 "야간 시간에 귀가했기 때문에 귀가 이후 조사하는 건 통상적이지 않다"고 했다.

강씨가 범죄 처벌 전력이 총 14회(실형 8회), 그중에서도 성범죄가 2회나 되는데도 신상정보등록·공개·고지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이 개정되기 이전에 형이 확정돼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법무부는 향후 전자장치 견고성 개선 등 훼손 방지 대책 마련, 훼손 이후 신속한 검거를 위한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체계 개선, 재범 위험성 정도에 따른 지도감독 차별화 및 처벌 강화, 내실 있는 지도감독 및 원활한 수사 처리 등을 위한 인력 확충 노력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6차례 걸쳐 전자장치의 견고성을 강화해왔는데 기술이 더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예산을 많이 투입해 스트랩을 강화하겠다"며 "기존 발찌도 교체하고 관련 업체나 예산 부처와 협의해 최대한 견고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강씨가 전자장치를 훼손하기 전까지 피해자 접근금지 및 생업조사 등 준수사항 위반은 없었고, 다만 야간외출제한명령의 경우 지난 6월 1일과 전자발찌 훼손 당일인 지난 27일에 총 2회 위반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