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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볶음밥 파에야 발렌시아나 만드는 법

파에야
영어 식으로 읽어 '파엘라'라고 음역되기도 하지만, 영미권에서도 파에야는 스페인 요리로 여겨져 스페인어 발음대로 부르므로 그냥 오역이다. 한글 표기상 '빠에야' 또는 '빠에자' 가 현지발음에 가장 가깝지만, '파에야'가 올바른 표기

파에야 데 마리스코.


원조인 파에야 발렌시아나.

파에야 발렌시아나 만드는 법을 담은 영상.

스페인의 쌀요리. 스페인식 볶음밥으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만드는 법을 보면 철판밥이나 돌솥밥과 유사하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잡탕밥처럼 보이기도 한다. 쌀 재배가 활성화되어 있던 발렌시아 지방에서 먹던 향토 음식이었지만, 스페인 각지로 퍼져나가면서 다양한 변종이 생겼고 지금은 스페인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음식점은 물론이고 동네 바 같은 곳에서도 점심식사용 메뉴로 만들어 팔 정도다. 아시아의 밥맛과는 좀 다르지만 어쨌든 밥이라 한국인들이 대부분 잘 먹을 수 있는 메뉴다.

본래 스페인이 이슬람교를 믿는 무어인들의 통치를 받았을 때 무어인들이 즐겨 먹던 이슬람식 쌀요리인 플라우(Pilav, 필라프)를 현지식으로 개조한 음식인데, 당시 쓰여진 조리기구를 파에야라고 불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대략 "뚝배기"라는 음식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쌀이 자라는 환경으로는 발렌시아가 최적이었기에 발렌시아의 파에야가 원조로 취급받고 있다. 인근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유독 많이 만드고 파는 것은 발렌시아와 너무 밀접한 관계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굳이 말하면 아랍 요리 혹은 터키 요리에서 나온 음식이기 때문에 쌀에 껍질콩 및 잠두콩, 닭이나 토끼고기, 이따금 식용 달팽이 정도만 넣어서 만들어 먹었다. 또한 아랍에서 기원한 향신료인 사프란을 첨가하기 때문에 밥알이 노랗게 물들어 있는 것이 특징. 다만 사프란이 워낙 비싼 탓에, 스페인 현지에서도 사프란 대신 강황이나 안나토 등의 대체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카레 가루를 쓰기도 한다. 역전 야매요리에서도 카레 가루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 경우 양조절에 실패하면 카레 향이 세져서 제 맛이 나질 않는다. 적당히 색이 날 정도만 쓰는 게 포인트. 이와 비슷한 유럽 음식으로는 사프란 향만을 극대로 쓴 이탈리아 요리의 리조토 밀라네제 (Risotto Milanese) 정도.


하지만 해외에 많이 알려진 형태의 파에야는 해산물을 듬뿍 사용한 파에야 데 마리스코(Paella de marisco)다. 비교적 소박한 발렌시아풍 파에야가 어업이 흥하던 카탈루냐 같은 이웃 지방에 유입되면서 자생했다고 여겨지는데 고기 대신 새우나 가재, 홍합, 바지락, 아귀, 오징어 등이 사용된다. 채소 종류도 녹색, 흰색 채소를 쓰는 발렌시아식과 달리 피망/파프리카, 양파, 마늘, 당근, 브로콜리 등을 듬뿍 사용하기 때문에 색감이 훨씬 강렬하고 맛도 자극적인 편이다. 그래선지 도리어 카탈루냐의 해물 파에야가 그냥 파에야고, 기존 발렌시아식이 '파에야 발렌시아나' 처럼 파에야가 파에야로 불리지 못하는 지경까지 도달했다 그래선지 발렌시아 사람들은 자기네 식이 아닌 파에야를 아예 파에야라 부르지 않고 아로스 데 마리스코 (Arroz de Marisco)처럼 그냥 "쌀밥"으로 치부할 정도. 사실 파에야 데 마리스코가 널리 알려진 이유에는 원조 파에야에 들어가는 재료가 국가에 따라 생소하거나 거부감을 보일 수 있는 것들이 많아 그렇기도 하다. 당장 한국에서도 발렌시아식 파에야를 제대로 재현하기는 어렵다.

파에야에 쓰는 쌀의 품종은 장립종, 단립종 모두 사용되며 스페인 본토에서는 '봄바'라 불리는 단립종으로 만든 것을 제대로 된 파에야로 보지만 실상은 처음부터 생쌀을 넣고 볶기 때문에 식감은 오히려 장립종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많은 한국인들이 찰진 볶음밥 맛을 기대하고 한 입 먹었다가 꼬들꼬들함을 넘어 심이 씹히는 서걱서걱한 식감 때문에 식겁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맛은 (가장 잘나가는 해물 파에야를 기준으로) 대체적으로 횟집에서 파는 매운탕(전혀 맵지 않은것)을 다 먹고난 다음 꼬들꼬들한 밥을 살짝 볶아먹는듯한 느낌. 

만드는 방법 자체는 간단하나 밑준비 단계에서 손이 많이 가는 요리이다. 그리고 이 요리의 특성상 1인분을 만드는게 거의 불가능하므로 접시에 덜어주는 형태가 아닌 이상 1인분은 팔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의 경우 식사량이 많지 않으면 주문하기 좀 난감한 요리이기도 하다. 해결책이라면 테이크아웃 파에야를 이용하든가 그냥 2인분 시켜서 먹고 남은걸 싸달라 하면 그만이다. 사실 현지 식당들은 점심, 저녁용으로 한꺼번에 대량으로 만들어 놓고 팔기 때문에 일인분이라도 충분히 주문할 수 있다. 다만 요새는 스페인이 관광지로 개발 된 이후 메뉴에는 파에야가 있어도 Paellador, Paellero 같이 외부 회사 공장에서 나온 재료만 합체 시켜서 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아무래도 보급형이다 보니 맛이 떨어지니 주의를 요한다. 

국내에서도 이태원이나 몇몇 곳에 있는 스페인 전문 레스토랑에서 스페인 현지인 주방장이 만들어 파는 경우가 있는데 값은 2015년 기준으로 2만원이 넘고 홀로 먹기에는 양이 많다.

스페인에서 2인분에 25~50 유로 정도. 별도로 주문해야 하는 음료까지 감안한다면 배낭여행자가 부담없이 찾을만한 메뉴는 아니다.


한창 잘나가던 시절의 스페인이 거느리던 과거의 식민지, 남아메리카(페루, 에콰도르, 파라과이, 볼리비아 등)와 멕시코, 미국 남부, 카리브지역 (쿠바, 도미니카 외), 일부 북아프리카, 필리핀 지역에도 널리 퍼졌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도 쌀 혹은 토종작물을 사용한 파에야와 유사한 음식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명칭은 파에야라는 이름이 아닌 경우도 많다.

해외에 그나마 많이 알려진 스페인 요리 중 하나지만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음식은 아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안동찜닭정도?

종류

파에야 발렌시아나 (P. Valenciana) : 표준 파에야로 언급한 것처럼 토끼고기, 달팽이, 잠두콩, 껍질콩, 마늘, 양파가 들어간다. 재료 특성상 달팽이는 빠지는 경우가 있고 토끼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는 경우가 있다. 닭고기를 넣는 경우 육수도 양파와 닭으로 낸 후, 그 닭을 그대로 요리에 사용한다.

파에야 데 마리스코(스) (P. Marisco(s)) : 해산물 파에야. 보통 홍합, 새우, 오징어 3종류가 들어간다. 여기서 해산물 종류가 더 추가되면 가격이 올라가는게 일반적.

파에야 믹스타 (P. Mixta) : 발렌시아나와 마리스코를 섞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