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니첼 Schnitzel, 오스트리아식 송아지 고기 커틀릿. 한국에는 오스트리아식 돈까스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웃한 독일에서는 거의 자국의 요리급으로 자리잡았다. 단 슈니첼이라는 단어 자체는 '튀김옷을 입힌 넓은 고기 튀김이나 지짐'이 아니라 '얇은 고기'란 뜻으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같은 독일어권 국가에서 이 얇은 고기를 먹는 방식이 주로 빵가루를 입혀 지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두터운 고기를 재료로 쓰는 영미권의 커틀릿이나 일본의 돈까스는 이 점에서 같은 듯 결정적으로 다르다.
사실 오스트리아나 독일이나 국경은 나뉘었지만 독일 문화권에 가깝다. 과거에는 오스트리아나 이와 인접한 독일 바이에른 등지를 여행하고 온 사람의 경험담에서나 들을 수 있는 요리였지만, TV나 인터넷 뉴스, 여행 블로그 등 각종 매체에 소개되며 현재는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겼다.
예전에 방송했던 스펀지 돈까스 로드편에서 시청자가 슈니첼이 독일 음식이라고 하자 방송에서 '오스트리아 음식'이라고 못 박는 장면이 있었다. 시청자가 틀려야 재밌어야 하는 예능 특성상.
송아지 고기 외에도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을 사용한 슈니첼이 있으며,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한 독일에서는 돼지고기 슈니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조리법에서 돈까스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빵가루를 입힌 고기를 식용유에 튀기지 않고 철판 등에 부침개처럼 부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까스 특유의 바삭한 튀김옷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군대에서 나오는 돈까스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실제 음식점에서 시켜보면, 왕돈가스인데 빵가루가 좀 얇게 묻혀진 모양을 하고 있다. 전통적인 슈니첼은 돈가스보다는 짜고 기름진 편이며, 고기를 펴서 만드는 왕돈가스에 비해서도 두께가 얇다. 사용되는 고기는 2~300 g 남짓이지만, 망치로 두들겨서 무진장 크게 만드는데다가 튀김옷이 있기 때문에 혼자 하나를 다 먹긴 힘들다. 물론 이것도 음식점마다 조금씩 다르며,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유명 맛집에서는 얇고 바삭한 껍질에 제법 두툼하고 담백한 고기가 들어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전통 슈니첼과는 많이 다른 형태다.
오리지널 메뉴인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은 돼지고기가 아닌 송아지 고기를 사용한다. 빈식 슈니첼(Schnitzel Wiener Art)은 돼지고기로 만들며 오리지널은 아니다. 비너 슈니첼은 주로 삶은 감자, 감자튀김, 감자 샐러드 등을 곁들여서 먹는다. 비너 슈니첼에는 소스를 따로 뿌리지 않고 레몬즙을 뿌려 크랜베리잼(Preiselbeeren)을 곁들여 먹는 게 정석이다.
독일에서는 소스가 없는 비너 슈니첼보다 검은 버섯으로 만든 자국의 전통 소스를 첨가한 예거슈니첼(Jägerschnitzel)과 파프리카/토마토로 만든 소스를 이용한 치고이너슈니첼(Zigeunerschnitzel)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특별 메뉴인 함부르거 슈니첼(Hamburger Schnitzel) 및 홀슈타이너 슈니첼(Holsteiner Schnitzel)의 경우 첨가 소스가 없는 대신 계란 프라이 2개를 얹어 준다. 베를리너 슈니첼(Berliner Schnitzel)은 기본 재료가 특이하게도 암소 젖통살인데, 한국에서 매우 생소한 부위를 재료로 쓰는 탓에 국내에서는 해먹으려야 해먹기 힘든 음식이다. 독일 위키의 분류에서는 본래의 재료가 다른 예거슈니첼이나 베를리너 슈니첼을 진정한 슈니첼(Echter Schnitzel)이 아니라고 분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