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첩은 토마토·양송이·호두 등을 갈아서 거른 후 설탕·소금·식초·향신료를 넣어 졸여서 만든 서양식 소스이다.
원래는 중국에서 생선 등을 이용해 만든 굴소스와 비슷한 타입의 소스(피시소스)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호두를 이용한 소스로 바뀌어가는 등의 변화를 거치면서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었고, 영국 탐험가가 이걸 말라카 왕국에서 발견하면서 유럽으로 건너갔다. 이것도 처음에는 형태가 다양했는데 초기 유행한 형태는 버섯이 주재료였다. 결국 토마토 소스가 케첩의 메인 재료 가운데 하나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19세초 미국의 일이고, 케첩하면 토마토 소스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의 일이다.
한국에서는 케첩, 케찹, 케챱, 케쳡 등으로 표기가 엇갈린다.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준 표기는 케첩이다. 거센소리 받침이 예사소리로 바뀌기 전까지는 케챺, 케챂 등으로 표기됐다. 미국에서도 발음이 갈리는데, 심슨에서는 이것 때문에 번즈가 슈퍼마켓에서 당황해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지금도 오뚜기에서 생산하는 케첩 제품은 '케챂'이라는 상표명을 사용한다. 상표명은 고유명사 취급해서 그냥 '케챂'으로 표기하고, 상품 유형은 '토마토케첩'으로 표기한다.
주원료가 토마토이기 때문에 비타민을 꽤 많이 함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가열제품이므로 비타민은 전무하다고 봐야 한다. 실제 하인즈 케첩의 영양 성분표에도 1회 제공량인 1큰술(17g)을 기준으로 해서 비타민 C 등은 0%로 표기되어 있다. (비타민 A는 4% 정도로 표기) 보존과 맛을 위해 다량의 설탕이 들어가 있다. 거의 절반이 넘는 양이 설탕이다. 소금 역시 다량으로 들어가 있다. 고과당 옥수수시럽이 없고 건강에 좋을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진 하인즈 유기농 케첩의 경우 소금 함량이 1큰술에 190mg, 일일 권고 섭취량의 8%나 들어있다. 오뚜기 유기농 케챂의 경우 1큰술에 162mg 정도가 들어있다. 따라서 당뇨나 비만 등 개인 체질에 따라선 조심해서 먹어야 할 식품이다.
설탕을 줄이고도 맛나게 하는 연구는 진행 중이다. 시중에 파는 설탕 줄인 케첩이라 돼 있는 것도 그중 하나. 또, 실제로 하인즈에서는 설탕과 식초를 덜 써도 되는, 토마토케첩에 특화된 맛을 지닌 토마토 종을 계속해서 실험, 재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Fancy ketchup이라고 적혀있는 녀석의 토마토 함량이 일반 케첩보다 높으므로 골라서 먹어도 된다. 특히 미국엔 서로 자기들이 authentic(진정한, 진짜의)이라고 우기는 케첩의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대부분 하인즈나 헌트, 델몬트와 같은 글로벌 회사들보다 설탕이나 고과당 옥수수시럽(액상과당)이 매우 적거나 거의 들어가 있지 않으며 시중 제품에는 매우 적게 들어가 있는 파프리카 같은 향신료가 듬뿍 들어가 있어 전혀 다른 소스라고 느낄 수 있는 제품들이 많다. 반면 이들의 경우 케첩이 주는 달달하고 새콤한 맛은 덜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격도 대량생산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비싼 편이다.
주로 패스트푸드와 함께 먹는 소스이기 때문에 왠지 몸에 나쁠 듯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케첩 자체는 과다하게 섭취하지만 않으면[2], 또는 열량만 해결되면 오히려 건강식품에 가깝다. 그것은 토마토에 함유된 리코펜이 열에 강하고 지용성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 토마토를 케첩으로 가공하면서 일반 토마토보다 대략 2배 높은 리코펜 함유량을 가지게 되는데, 그런 케첩을 튀김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지용성 덕분에 리코펜의 체내 흡수율이 더 올라간다. 또한 케첩에 많이 함유된 식초가 기름진 음식을 잘 삭혀,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주로 케첩과 함께 먹는 식품들이 감자튀김 같은 패스트푸드들이라서 역시나 과식에는 주의해야 한다.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 좋다고 기름진 음식이랑 케첩을 처묵처묵하면 결국 비만으로 본말전도가 된다. 해외에서도 다국적 기업들이 케첩을 팔기 위해 리코펜으로 마케팅 하는 것에 매우 냉소적인 분위기이다. 케첩만이 리코펜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도 아닐뿐더러 토마토를 이용한 식품이라면 설탕이나 고과당 콘 시럽이 없는 토마토소스가 훨씬 좋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이걸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는 미국의 하인즈(Heinz). 한국에선 소매점에서 아주 가끔 볼 수 있다. 오뚜기 것보다 더 진하고 맛있다는 평이 있다. 오로지 케첩 제조에 특화된 하인즈 전용 토마토 품종을 전통종묘개량방식으로 키워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 외산이라 가격이 좀 비싼 편이다.
국내는 생식용 토마토 위주로 재배되기 때문에 오뚜기는 토마토 페이스트를 100% 수입할 수 밖에 없는 실정. 그 토마토 페이스트를 만드는 기업들이 다 하인즈 같은 기업들이고 하인즈의 경우 자신들의 제품에 특화된 토마토까지 재배해서 페이스트나 농축액을 만들어 쓰므로 맛이 더 진할 수밖에 없다. 다만 병 입구가 이상하게 디자인되어서 힘 조절에 실패하면 사방으로 케첩이 튀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유리병에 담아 팔던 시절에 케첩이 진해서 빨리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세일즈 포인트였던 회사라, 플라스틱병으로 그걸 구현하기 위해 특이한 마개를 달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민원이 많았는지, 평범하게 생긴 마개도 있긴 있다. 하지만 이것도 옛날이야기. 유리병 제품을 제외하고는 플라스틱병들은 모두 입구 안쪽에 십자형의 칼집이 있는 얇은 보호필름을 넣어 사방으로 튀지 않게끔 해준다. 뚜껑을 닫은 채로 거꾸로 세워 탁탁, 하고 쳐주어 케첩을 입구 쪽으로 내리고 그 상태에서 뚜껑을 열어 조금만 힘을 주면 원하는 자리에 그대로 산처럼 쌓인다. 미국 내 캐주얼 레스토랑에 테이블 케첩용으로 팔리는 제품들은 유리병과 플라스틱병 모두 매우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조그맣고 예쁘다. 특히 플라스틱병의 경우 가정용 제품이 병이 투명해서 안에 제품이 얼마나 남았는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과는 달리 레스토랑용은 병 자체가 빨간색이므로 안에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이편이 훨씬 깨끗해 보이며 모든 테이블에 통일감을 주는 장점이 있다. 어차피 식당에선 케첩이 떨어진 듯 하면 서버에게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면 알아서 가져다주니 이게 더 유용할 것이다. 보급도 레스토랑 서플라이 판매점들만을 통해 파는 듯하다.
하인츠사의 케첩은 국내제품보다 그나마 장기 섭취 시 유해한 설탕 등이 덜 들어갔다고 알려졌으나, 몸에 유해하다는 논란이 있는 액상과당(High Fructose Corn Syrup)이 함유되어있다. 이 고과당 콘 시럽은 설탕과 비교해서 비슷비슷하게 나쁘거나 더 나쁜 놈이다. 이것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오뚜기 역시 케첩 제품 중 '델리케챂'과 '과일과 야채 케챂' 에는 고과당 콘 시럽이 함유되어 있다. 반면 오뚜기나 하인즈 모두 유기농 케첩 제품에는 고과당 콘 시럽이 들어가 있지 않으며, 하인즈 리듀스드 슈가 케첩 또한 고과당 콘 시럽이 들어있지 않다. 특히 하인즈 유기농 케첩에는 오뚜기 유기농 케챂에 들어있는 산탄검 조차 들어가 있지 않아 언뜻 보면 더 좋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염분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고 Natural Flavoring이라고 쓰여 있는 천연 향료가 실제로는 위험하고 좋지 않은 향료조차 천연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올 수 있으므로 유해성은 두 회사 모두 비슷한 듯하다.
그러니까 뭐하면 맛보고 고르면 된다. 케첩 자체가 일종의 혼합소스이기 때문에 회사마다 토마토케첩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더라도 그 맛이나 구성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 편이다. 짠맛이나 매운맛보다는 자극성이 덜하기 때문에 같이 두고 비교해보면 맛의 차이를 구별하기도 다른 소스들보다는 쉽다. 입맛에 맞는 쪽을 찾아보자.
간단히 비교하면 하인즈는 점성이 되직하고 계피, 허브 딜 오일, 마늘 등이 들어가 특유의 향과 감칠맛이 깊은 풍미를 준다. 오뚜기는 점성이 묽고 발효식초가 들어가 새콤한 맛이 강하다. 토마토 페이스트의 함량은 오뚜기 43.8%, 하인즈 35%로 오뚜기가 높다.
통닭을 시킬 때 케첩과 마요네즈를 버무린 소스가 나오는데, 이것을 소위 오로라 소스 또는 케요네즈 라고 부른다. 이 소스의 정식 명칭은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소스. 원래는 피클 등 야채를 잘게 다져서 넣는데 이게 엄청나게 많은 섬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처럼 보여서 붙은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만든 사람이 여러가지 맛이 난다 해서 실존하는 북미의 지명인 사우전드 아일랜드에서 이름을 빌려와 만든것이다. 물론 다진 야채를 생략해도 소스 이름이 바뀌는 건 아니다. 물론 마요네즈하고 케첩만 가지고 만들고서는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소스라고 하기는 좀 그렇기는 하다. 원래는 식초나 우스터 소스 같은 것도 들어간다. 야채파티같은 과자봉지에 보면 케요네츠를 만드는 설명법이 나와있는데, 케찹과 마요네즈를 4:1의 비율로 섞으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핫도그에서도 볼 수 있는데, 시큼털털 짭잘한 맛이 오묘하기 그지 없다. 물론, 케첩의 설탕과 마요네즈의 기름과 합쳐져서 간지나는 칼로리를 자랑하게 된다. 이외에도 떡꼬치 소스는 케첩과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다. 여러모로 국민소스.
"케첩으로 깍두기를 만들어 보세요.입맛이 싹 돌아요 ~" 한국 오뚜기는 케첩이 한국에 막 본격적으로 시판된 초기에 케첩을 좀 더 보급하기 위해, 당시 인기 여배우였던 김자옥을 기용해 무를 케첩으로 버무려 깍두기를 만들라는 광고 CF에 기용해 케첩 깍두기라는 요리를 소개 했다. SBS "있다없다"에서 소개되어 충격과 공포를 주었는데, "있다없다"와 "약간 위험한 방송, 시키면 한다"에서 실험해본 결과 맛은 그럭저럭. 샐러드 같은 맛이 나긴 하지만 무리수. 근데 알아둘 게 있는데 실제로 케첩 많이 먹으면 입맛이 좀 돌아온다! 실제로 밥만 먹을 때와 케첩과 밥이 같이 있을 때와는 완전 다르다. 왜냐하면 케첩 속 식초와 갖은 양념 등이 혀의 미각을 자극시키기 때문 그래서 보통 케첩 있는 것 먹을 때 불평 잘 안 한다. 즉 비상식량으로도 케첩은 좋은 것이다. 또한 고과당 콘시럽이 함유된 케첩이라면 고과당 콘시럽 때문에도 음식을 계속 먹게 된다. 고과당 콘시럽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중 하나는 포만감을 늦출뿐만 아니라 인슐린의 과다분비로 인해 공복감 역시 엄청나게 느끼게 한다는 것. 이게 식사때마다 반복되고 결국에 인슐린 분비가 고장나면 당뇨병이 되는 것이다.
케첩과 물을 1:2 또는 1:3 비율로 희석시켜주면 토마토 주스/수프가 된다는 사용법도 적혀 있는데, 이는 KBS 스펀지 343회 방영분에서 실험해 본 적이 있었다. 영화 매직 마이크의 감독인 스티븐 소더버그가 만들었던 1993년도 개봉작 리틀 킹(원제: King of the Hill)에선 어린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케첩을 물에 섞어 스프인체 하며 먹는 가슴이 미어지는 장면이 있고, 실제로 미국 빈민들이 케첩을 뜨거운 물에 풀어 먹는다. 한국에서 이걸 따라해봤다는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걸 보면 취향이나 비율 문제가 있는 듯. 만약 조금 더 토마토 주스와 비슷하게 마시고 싶다면 설탕이나 꿀을 첨가하면 된다. 알다시피 대부분의 과일 주스에는 생각보다 당이 많이 들어가는데, 케찹에도 설탕을 많이 함유하지만 희석하면 그만큼 단 맛이 많이 줄어들어 신맛만 나는 밍밍한 토마토주스가 된다. 설탕이나 꿀을 기호에 따라 추가하면, 일반 토마토주스에 산미가 첨가된 수준으로 꽤 먹을만해진다.
고기와 각종 야채를 버터에 볶다가 육수(치킨스톡을 써도 된다)를 넣고 끓이는데 여기에 케첩을 넣으면 야채수프가 된다. 원래는 토마토 퓌레/페이스트를 쓰지만 케첩으로도 훌륭한 맛을 낸다.
유럽에는 커리 가루를 집어넣은 커리케첩이나 고추를 넣은 칠리케첩도 판다. 대부분 이 고추분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서양의 파프리카분이지 우리나라 청양고추가루 같은 아주 매운 고추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커리케첩은 주로 소시지와 궁합이 잘 맞다. 독일의 길거리 음식인 커리부어스트가 바로 커리케첩을 이용해서 만든다. 커리부어스트를 주문할 때 프렌치 프라이를 추가하면 보통 케첩이나 마요네즈를 뿌려 주는데, 이렇게 되면 커리케첩 + 일반 케첩을 동시에 맛보게 된다. 칠리케첩은 프렌치 프라이를 먹을 때 찍어먹으면 살짝 알싸한 뒷맛이 남아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다. 더 매운걸 원한다면 미국에 있는 베트남인이 개발하여 전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온 칠리소스 스리라차 소스(일명 수탉소스)와 반반 섞어 먹어도 좋다. 케첩엔 타바스코 보다는 스리라차의 경우가 더 잘 섞이며 매콤하다. 스리라차 회사에서 나오는, 고추와 마늘이 굵게 갈린 '칠리 갈릭 소스' 역시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동남아쪽에서는 바나나로 케첩을 만든다. 스펀지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데 색깔이나 맛은 일반 케첩과 별반 차이 없다. 바나나로 케첩을 만들게 된 것은 동남아에서는 케첩의 원재료인 토마토를 잘 안먹기 때문에 토마토 자체를 별로 재배하지도 않아 토마토가 비싸기 때문. 그렇다고 외국에서 토마토 페이스트를 사다 쓰기엔 경제력이 후달려서 구하기 쉬운 바나나로 만들게 된 것이다. 참고로 케첩은 이론적으로는 어떤 과일로도 만들 수 있지만, 토마토가 익숙하고 구하기도 편하니 그냥 토마토가 대세인 것 뿐이다.
전(음식)을 간장 대신 케첩에 찍어먹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케첩과 자국의 음식을 융합하여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비단 우리 나라만의 일은 아닌 듯. 실제로 애호박전 같은 경우 꽤나 어울린다.
케첩 하나로도 다양한 맛이 나는지라 참치캔과 케첩, 밥, 이 3가지를 비벼 먹으면 꽤나 맛있는 한 끼가 될수있다. 실제로 학교 급식 메뉴에도 종종 등장한다. 채소가 있다면 채소를 넣는것도 좋으며, 정말 극단적으로 밥과 케첩만 있다면 이 둘만 섞어도 꽤나 먹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