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원문. 고려시대 문신 최승로가 6대 임금인 성종에게 건의한 정치 개혁안인 시무 28조를 패러디한 것으로, '진인(塵人) 조은산'이라는 필명의 지은이가 〈塵人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2020년에는 연초부터 문재인 정부에 대내외 악재가 많았다.
정권 초기부터 추진해온 소득주도 성장론이 기대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가운데, 국내에서 범유행전염병으로 번진 코로나19로 인해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다행히 정은경 본부장으로 대표되는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휘하 각 방역 기관의 대처와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인력들의 노력,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자발적인 참여로 코로나19의 초기 폭증세를 타국에 비하여 조기에 벗어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당 비 지지층' 입장에서 보았을 때, 원내 다수 의석을 앞세워 비 여권 진영의 목소리는 옳든 그르든 무시하는 여권의 일방통행적 정책, 내부의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짓뭉개는 여권의 모습, 선거 직후부터 불거진 윤미향, 오거돈, 박원순 등 여당 소속 인사들의 추문과 이에 대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대응,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인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폭등과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과 반대층 사이의 대립은 계속 심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소문을 패러디한 이 청원은 정부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바꿔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一.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二.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三.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四.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五.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六.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七.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청원을 올린 '조은산'의 정체에 대해 네티즌들은 그의 필력을 보고 그를 작가라고 추정했지만, 한국일보의 이메일 취재 결과 평범한 30대 가장이자 회사원이며, '조은산'이라는 이름도 필명이고 실제 이름은 다르다고 말했다. 과거엔 노무현을 지지했으며, 공사판을 전전하던 힘들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한다. 그리고 지금 정치적 성향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밝혔다.
'조은산'이 국민청원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은 이것이 최초가 아니고 이전에 3건이 더 있었으나 이들은 이미 삭제되었거나 비공개 처리되었다는 뉴스가 있다.
8월 12일 접수된 해당 청원이 무려 15일간 비공개 처리(링크로는 접속 가능)되어 있다가 공개되어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민들을 중심으로 청와대가 고의적으로 은폐를 한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전에는 가장 오랫동안 비공개 처리되었던 청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 해임 청원’은 접수에서 공개까지 10일이 걸렸기 때문인데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사전 요건을 갖추더라도 명예훼손이나 욕설 등에 대한 일부 내용은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긴 글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걸렸던 것 같다”고 해명하였다.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과 별개로 15일에 달하는 비공개 처리기간은 오히려 청원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의 반발심리만 키웠고 이런 상황이 지난 26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조은산'과 '시무 7조'는 종일 화제가 됐으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도 오르기도 하였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거나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국민들이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과 비판을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고 그 덕에 화제가 되어 공개전환 하루만에 20만명 동의를 넘어섰다. 특히 중간 중간 세로드립으로 추미애, 이해찬과 김현미, 조국을 비꼬는 부분이 화제가 되었다.
민주 공화제에서 전제 군주에게 올리는 '상소문' 형식의 글을 쓰고 '신하', '대신' 등 왕정시대 용어들을 사용하여 집권세력이 스스로는 민주, 인권을 내세우지만 실제 정책과 행보는 전제군주제 시대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저자가 내포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팬덤으로 인하여 풍자가 사라진 시대에 오랜만에 등장한 정치풍자라는 중앙일보 기사 또한 있다. 특히 진보 인사들이 모여 발간한 도서 조국흑서에서도 이들로 인해 정치 풍자와 정부 비판이 사라져 가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소재 4개 대학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무7조 상소문 관련 게시글과 댓글들을 살펴본 결과 "한쪽으로 안 치우치고 문제만 잘 짚었다", "저런 사람이 정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등 상소문 내용에 동의한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글이 너무 긴 데다 비꼬아 놓기까지 해서 쉽게 읽히지 않는다', '부동산 내용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리고 "비판과 간언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알아먹을 인간이었음 이 지경까지 오지도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수 성향으로 편향되었다는 의견이 있다. 행정수도 이전 반대, 고소득층 증세 반대, 최저임금 인상 반대, 4대강 사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은 것[9], 한일 무역 분쟁에 한국 측 책임을 강조하는 것 등 중도층 내에서도 사람에 따라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들에 있어서도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문재인 정부를 "장기집권을 꿈꾸며 독재자의 길을 걷는 미치광이가 되려한다"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일단 집권여당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이 20년은 여당으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현 헌법상 대통령은 단임제이기 때문에 해당 표현은 감정이 실린 논리적 비약에 가깝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개헌안도 2번으로 제한된 연임제에다가, 개헌을 제안한 정부는 그 개헌 내용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장기집권 자체가 불가능하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은 물러나도 민주당은 후임 대통령을 선거에서 당선시켜 장기 집권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정당은 사전적 정의부터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이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지 않는 한, 국민의 선택이 뒷받침되면 그 표현이 오만할지언정 20년 집권의 주장 자체는 독재를 추구하는 말로 해석하기 어렵다. 요약하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과 민주당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섞인 채로 문재인 대통령 개인에 대한 비난으로 귀결된 내용이 섞여있는 셈이다.
시인 림태주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교_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무려 조선일보에서 전문을 기사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