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 대선에서의 힐러리 클린턴의 충격적인 패배는 우리나라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당시만 해도 소셜 미디어상에서 거의 보이지 않던 해외뉴스 클리핑이 4년이 지난 지금 하나의 트렌드가 돼 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띌 정도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때보다야 지금이 해외 소식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가 더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용히 미 대선에 대한 예측을 둘러보면 사실상 2016년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는 듯 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작금의 상황 역시 2016년이 낳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2016년 당시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하지 못했던 이유는 대략 아래와 같다.
(1) 민주당 편향적 여론조사를 실시했던 CNN의 정보만 주로 전달됨
(2)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존재로 인한 힐러리에 대한 Friendship Bias
(3) 주요 스윙 스테이트에 대한 정확한 여론조사 정보 부재
(4) 미국 대선 제도에 대한 낮은 이해로 말미암은 전국 여론조사 위주의 판세 분석
실제로 16년 당시 미국에서는 이미 가을을 넘어가는 시점부터 슬슬 바닥 민심은 트럼프를 향해 있다는 이야기들이 지역 언론사로부터 나오고 있었으며, 스윙 스테이트 여론조사는 9월 이후 꾸준히 트럼프가 앞서고 있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정말 몇 사람을 빼놓고는 아무도 몰랐을 뿐
2016년은 매우 혼란스러운 해였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들이 모두 뒤집어진 한 해였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브렉시트가 힘차게 그 닻을 올렸으며,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탄핵됐고, 미국에서는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으리라 예상됐던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되고야 말았으니 어련할지어다.
그런데, 이렇게 비정상으로 가득 찬 해가 한 해 두 해 거듭될수록 사람들의 인식은 또 정반대로 Skew 되는 듯 하다. 이제 와서는 트럼프의 재선을 앞뒤없이 거의 확신하시는 분들이 다수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트럼프의 재선은 쉽지 않다고 보는 편이다. 정확하게는 트럼프와 바이든 각자의 승리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생각하나 트럼프가 승리하더라도 신승을, 패배한다면 바이든이 Landslide Victory 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단순하다. 2016년과 지금은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6년 우리 대다수의 판단을 어긋나게 했던 그 조건들이 현재는 어떻게 수정되었는지 알아보면 아래와 같다.
* 여론조사에서의 민주당원 과다표집 문제 : CNN은 여전히 Skewed 된 표본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미국 위키피디아에 수집되는 여론조사 추이는 일관되게 바이든 우세로 나타나고 있음
* 스윙 스테이트 여론정보 부족의 문제 : 오하이오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경합주를 대상으로 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우세가 지속적으로 기록되고 있음
* '샤이 트럼프' 의 문제 : 트럼프 지지층은 이미 공화당 지지층의 주류이며, 때문에 2020년이 된 지금 샤이 트럼프는 존재하지 않음. 즉 트럼프 지지자 = 공화당 지지자 의 구도로 변모함.
때문에, 현재는 2016년과 같이 우리의 의사결정을 뒤틀 만한 구도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트럼프는 현직 프리미엄이 있고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트럼프 지지층도 결집할 것이기 때문에 바이든의 승리를 확신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러나 최근 타임라인에서 자주 목격되는 근거 없는 '트럼프 승리' 예측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저번에는 라스무센 여론조사를 가져오셔서 트럼프 승리를 예측하는 게시물도 보았는데, 라스무센은 철저하게 공화당원에 Skew 된 여론조사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미국은 언론사부터 여론조사 기관까지 모두 정치적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도 멀고 멀었다는 생각만 든다. 현재 미국에서 사전투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6년 대비 4~5배 이상) 그 사람들은 과연 누구를 지지하러 그렇게 앞다투어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일까?
코로나로 인해 20만 명이 사망한 나라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