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3개 비서관 인사를 단행하며 박성민을 대통령비서실 소속 청년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그녀는 역대 청와대 비서관 중 최연소(24세)로 발탁된 인물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성민이 2030세대 청년들을 대표할 수 있는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시절, 줄곧 래디컬 페미니즘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냈을 뿐 청년 전반을 아우르는 의견이나 제안 같은 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그녀는 대학교 학부과정도 수료하지 못한 20대 초반의 청년이며 구직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 등도 한 적이 없어서, 2030세대가 목도하고 있는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알 리가 없다는 것이다.
박성민이 비서관직을 수행할 만큼의 전문적 역량을 갖췄는가?
정무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동시에 국회, 정당 등과 교섭하고 그들과 정부와의 입장차를 좁혀 나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 산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청년비서관은 상당한 행정적, 정치적 역량이 요구되지만, 이낙연 전 대표에 의해 간택된 여당 최고위원 8개월 경력이 전부이고 별도의 전문적 역량이 전혀 없는 그녀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박성민을 1급 관리관에 상당하는 공무원으로 임명하는 게 적절한가?
이번 논란의 핵심 중 핵심에 해당된다. 5급 공채에 합격한 사무관도 1급에 도달하는 데 3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그나마 대부분은 도달하지 못한 채 퇴직하는데, 경력이 일천한 그녀를 단숨에 1급 공무원에 상당하는 직급으로 올려놓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면접 기회조차 얻는 게 힘든 상황에서, 어수룩한 인사관리로 인해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2030세대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젠더 갈등이 대한민국 사회의 주된 의제로 떠올랐고, 이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2021년인 지금까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능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당에 무조건 충성한다는 이유만으로 래디컬 페미니스트 인사를 청년비서관으로 임명했다는 점은 심각한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성별과 나이만으로 박성민 비서관을 비판한다고 일축하는 것은 오히려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변명하기에만 급급한 것에 불과하다. 박성민이 페미니스트라 하더라도 그간 청년들 사이의 심각한 젠더 갈등을 중재하고, 청년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해결해보려는 역할이나 노력을 조금이라도 해왔다면, 그런 모습들이 박성민을 청년비서관으로 임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며, 이렇게 심한 반발에 직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박성민은 성과로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젠더 갈등을 정반합으로 해결하기는커녕 진영 논리 차원에서 원론적인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을 보고 네티즌의 반응은 회의적인 편이다. 비슷한 사례로 과거 새누리당에서 이자스민을 비례대표로 선출했던 사례가 있다. 이자스민 역시 대한민국의 다문화 사회 진척을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는 대한민국이 필리핀에 원조 액수를 늘리는 데만 목소리를 키우고 정작 목소리를 내야 할 세월호 사건 당시 러시아인 혼혈 다문화 학생이 사망했을 때에는 소속 정당이 새누리당에다가 하필 필리핀인들이 세월호에서 탈출해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후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에서도 나 몰라라 귀찮아 태도로 국내 체류 외국인들 사이에서 "필리핀밖에 모르는 얌체"라고 욕을 먹었다. 애초에 국내 이주노동자들이 다 같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이 아닌데, 새누리당에서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이 국내 이주노동자들을 전부 다 대변해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오판인 것처럼, 현 정권에서 벼락출세한 래디컬 페미니스트 박성민이 대한민국의 20~30대 전반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역시 오판일 수밖에 없고, 애초에 20~30대가 바라는 것, 즉 공정의 가치와 정면으로 모순된다.
정무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을 보좌함과 동시에 국회, 정당과 긴밀하게 접촉하며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밑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청년비서관으로서는 그에 걸맞은 행정적, 정치적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대다수의 행정공무원들은 상기 서술한 과목들을 다년간 학습하고 시험에서 그 역량을 증명해내고 선발된 인원이다. 저 수많은 과목들은 단지 선발과정에서 합격과 불합격을 가려내는 용도로서만 기능하는 게 아니라, 실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국어(한자 포함)나 언어논리는 행정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높은 수준의 언어능력과 논리력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비공직후보자의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행정 환경상 다수의 행정문서, 법령 등이 한자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특히 9급(종전 7급도 포함)의 경우에는 한자를 국어 과목에 포함하여 함께 평가한다.
거기다 상술한 것처럼 5급 비서관이 1급이 되는 데에만 30년 가량이 걸리는데, 바꿔 말하면 위 과목들이 주제인 시험을 통과해 5급 행정공무원이 될 자격을 입증한 사람들이 30년 동안 계속 거르고 걸러지며 탄생하는 게 1급 비서관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박성민이라는 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그녀는 2021년 기준 만 24세로, 강남대학교에서 고려대학교로 편입학했으며 아직까지 대학교 학부과정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녀가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2018년 이래로 2019년에서야 고려대에 들어갔으며 그 이후 2년동안 정치 활동에 전념하느라 상술한 행정공무원들이 배우는 학문적 지식을 습득하기에 시간적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그녀가 수하의 유능한 행정관들의 도움 없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입법부, 정당과의 이해차를 능숙히 조율해낼 수 있을까? 만약 추정대로 그녀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일당백(一當百)은 고사하고 한 사람 몫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녀의 전임자인 김광진은 석사과정을 수료한 고학력자이며 국회의원을 다양한 법안 및 사안과 마주하며 역량을 갖춘 뒤 비서관으로 발탁됐다. 그에 반해 박성민은 국문학 전공자로 행정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행정학, 정치학/외교학, 법학, 경영학 등)의 전공자도 아닐 뿐더러 그마저도 과정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일반 상식인, 국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녀의 역량이 의심될 수밖에 없으며, 그렇다면 이철희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줘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논란이 마치 성별갈등 또는 엘리트주의의 문제인 것처럼 논점을 비틀어 버리고, 쩜오 시비로 수세를 공세로 바꿔보려는 데만 열중할 뿐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는 데는 머뭇거리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최고위원의 선출과 4.7 재보궐 선거 참패, LH 사태, 극심한 성별 갈등까지 맞물린 상태에서 해당 인사가 진행되었으나, 청와대가 목표했던 2030세대 민심 회복이라는 목표의 달성은커녕 '기회와 과정의 공정(Fairness)'을 강조하는 해당 세대들에게, 전자를 무시한 채 '결과의 정의(Justice)'만 강요하는 꼴이 되어 강한 반감을 사고 말았다. 이 때문에 4년 여 전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게, 실상은 정반대로,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부정의하게 될 것이라는 약속이 아니었나'라는 얘기까지 진지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청와대의 의도는 젊은 얼굴을 청와대의 인재로 쓰겠다는 것이었으나, 소위 1급 공무원 자리에 24세 현직 대학생이 꽂혀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라 2030세대와 공시생들, 공시 출신 공무원들로부터 '역대급 낙하산 인사', '반칙이자 특혜'라는 전방위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20대 남성들이 2021년 재보선에서 오세훈을 찍은 이유가 성별 분쟁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하는 등 전형적인 페미니스트 논란이 언론에 보도되고, 야당에서 이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논란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오늘날의 공무원 시험은 사실 유능한 사람을 뽑는다는 목적보다는, 상층 계급의 부패와 기득권 독점을 예방하고 공직사회의 중립성을 확보한다는 목적이 더 크다. 공무원은 족벌주의와 연고주의의 폐단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데, 특정 인맥이나 특정 잣대로 공무원을 자의적으로 선발한다면, 공무원들은 권력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만 안간힘을 쓸 뿐,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리라는 기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괜히 헌법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명시된 것이 아니다.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 행실 대신 진영논리와 연고주의로 고위직을 뽑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낡은 사고방식이다.
그레타 툰베리와 비슷한 이미지 쇄신 아이콘을 내세운다는 해석도 가능한데, 그레타 툰베리는 적어도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핸디캡을 가진 약자 입장에서 자신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환경 문제 같은 전지구적인 공감대를 가질 만한 소재로 순수하게 자신의 신념에 따른 주장을 펼친 것이므로, 일방적인 진영 논리와 래디컬 페미니즘 연대의식에 기반을 둔 박성민 관련 논란과 비교 자체가 실례이다. 만약 그레타 툰베리가 리얼돌 이야기로 알페스 논란 가리기 같은 언행만 하고 다녔다면, 과연 그녀가 세계 각지에서 그토록 커다란 호응을 얻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으며, 결정적으로 이 사례와 같이 갑자기 공직을 꿰찬 적은 없다.
특히나 국회 사무처 직원, 국회의원 보좌진, 정당 사무처 관계자만이 글을 올릴 수 있는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박성민 비서관 지명에 대해 성토하는 글이 계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심지어 여당 관계자가 박탈감을 호소하며 탈당을 결심했다는 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나이 상으로는 청년이나, 대표 당선 과정을 들여다보면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그냥 정치인으로 일어선 것에 가깝다. "화려한 스펙을 가진 남성 엘리트, 그런 조건을 가진 사람이면 뭘 해도 용서되거나, 허락되고, 용인이 되고"라는 말도 이준석에게는 적용되기 어려운 것이, 이준석은 반문 성향의 디시위키에서도 '고학력 저지능자의 대표'로 조롱을 받던 것은 물론, 과거부터 정치권/시민단체 각계에서 집중 견제를 받던 사람이다. 오히려 이준석은 청년 이슈에 목소리를 냈음에도 자신을 청년 정치인이라고 부르는 것을 거부했고, 청년 정치가 따로 있지 않음을 피력했다. 또한 전당대회라는 당헌, 당규 상의 과정에서 정치 중진들과의 경쟁에서 청년이라는 것에서 어떤 혜택도 받지 않은 채 스스로의 힘으로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어 당선된 것이다. 이것은 청년비서관이 타인에 의해 임명되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즉 박성민을 옹호하려 여권 인사들이 내세우는 "젊은 이준석이 (쟁취) 해냈듯이 젊은 박성민을 우리가 (뽑아) 쓰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 라는 논리는 두 사람의 정계에서의 일련의 성장 과정을 무시한 채 단지 '청년'이란 공통점만 내세우는 것으로 이미 전제부터 틀린 것이다. 이준석이 문재인 정부의 여성 장관 할당제를 비판하며 했던 말 그대로 된 셈이다.
지금까지 민주당 당직자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청년 문제를 잘 아는 당사자이고 이준석이나 해외 사례를 봐라. 젊은이 앉히는 게 왜 안 되냐?"로 볼 수 있는데 전제 자체가 틀려먹은 헛소리로, 이준석 및 해외 사례들은 당대표선거나 의회 인준을 받은 엄연한 선출직이고, 박성민은 그냥 덜컥 임명된 임명직이다. 당연히 공정과는 거리가 멀며, 청년 문제의 당사자는커녕 청년 문제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취직 활동을 했을지 의문스러운 대학생인 점, 여자라서 논란이 된다는 전형적인 여혐몰이로 몰아가려는 수작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