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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회.정치.역사.인물

아웅산 폭탄 테러의 생존자 '전인범'은 어떻게 살수있었나


전인범은 중위 시절 이 계급 최초로 합동참모의장이었던 이기백 대장의 전속부관(참모장교)에 보임되었다. 1983년 10월 북한의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때 중상을 입은 이기백 장군을 긴급 후송해 생명을 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당시 아수라장이었던 폭파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이기백 장군을 구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중위로서는 받기 어려운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훈하였다. 전인범 장군의 회고에 따르면 두부에 중상을 입고 쓰러진 이기백 장군의 두발이 길어서 피와 머리카락이 응고되어 정확한 상처 부위를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그때의 경험 때문에 27사단장이 되고 나서는 “전시 혹은 훈련 중에 두부에 상처가 생기면 두발이 짧아야 상흔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치료를 빨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사단 全 장병에게 마치 모히칸 스타일 같은 짧은 헤어 스타일을 지시했다. 그래서 전 간부가 주 1회 이발을 하느라 바쁘게 지냈다고 한다. 이때의 머리를 이기자 컷이라고 하는데, 옆·뒷머리를 싹 밀고 앞머리가 6㎜인 것이 이기자 컷의 표준이다.





테러 당시 영상. 1분 남짓한 영상 중 1분 30초쯤부터 당시 전인범 중위가 나온다. 이기백 대장을 구하기 위해 폐허 더미를 헤집고 다가가고 있는 장교가 전인범 중위. 영상의 육성으로 "의장님, 괜찮으십니까?"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인범은 상황실에 있다가 카메라 배터리를 교체하러 잠깐 나갔었는데 이때 폭탄이 터졌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합참의장을 무너진 더미에서 빼내어 놓고 "여기 좀 도와줘요!"라고 외치며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기백 장군은 온몸에 박힌 파편 제거수술을 받고 붕대로 칭칭 감겨 있던 상태에서, 의식이 돌아오자 첫 마디가 "각하 괜찮으시냐? 지금 몇 시냐? 밥은 먹었냐?"였다고 한다. 전인범은 이를 통해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상관과 부하를 챙기고 위하는 것이 진짜 군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