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전략 암호화폐 비축 확대… 업계 반발 거세

미국 암호화폐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암호화폐 비축 확대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의 전략적 암호화폐 비축 자산을 기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 리플(XRP), 솔라나, 카르다노까지 포함하도록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단기적으로 요동쳤으나, 업계 주요 인사들은 이번 결정이 세금 낭비이자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된 조치라고 비판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의 발표, 시장 변동성 키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단 몇 시간 만에 약 11% 상승하며 9만 달러를 넘봤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3월 4일 오전, 비트코인은 9% 가까이 하락하며 8만 3천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더리움 역시 15% 급락해 2천 달러 초반대에 머물렀다. 특히, 발표 이후 50% 이상 급등했던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의 경우 급락 폭이 더욱 커졌다.

이 같은 시장 변동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암호화폐 비축 확대 방안이 업계의 신뢰를 얻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특정 암호화폐의 포함이 기술적 필요성이 아닌 정치적 이유에 따른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비트코인 외 암호화폐 포함? 업계 강력 반대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은 이번 계획이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디지털 자산에 대한 불필요한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벤처 캐피털 기업 8VC의 창립자인 조 론스데일은 SNS를 통해 "세금으로 암호화폐 업계를 지원하는 것은 거대한 실수"라며 "전략적 비축 자산은 비트코인에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투자자이자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타일러 윙클보스 역시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가 개인적으로 싫은 것은 아니지만,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정받기에는 기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리플의 전략적 비축 자산 포함 여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리플 이사회 멤버인 켄 커슨이 트럼프의 2011년 대선 캠페인과 연관이 있다는 점, 그리고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가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美 정부의 암호화폐 정책, 갈림길에 서다

이번 논란은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전략적 자산으로 인정할지를 두고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음을 시사한다. 원유 등 기존 전략 비축 자산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를 국가 비축 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 환경에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과 미완성된 규제 체계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3월 7일 열릴 예정인 백악관 암호화폐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략적 비축 자산의 재원 마련 방안과 함께 특정 암호화폐 선정 기준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 향후 전망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불확실성 속에서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지털 금’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가 실제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포함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번 사태는 비트코인 지지자와 다양한 암호화폐를 포용하려는 진영 간의 갈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그리고 그 여파가 글로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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