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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H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 악재인가 호재인가

BCH 하드포크는 연말 업계 최대 이슈다. 최근 약세 전환하기는 했지만, 지난주 BCH를 비롯해 비트코인 골드, 비트코인 다이아몬드 등 비트코인 알트코인이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며 투자자 기대감을 반영했다. 다만 이번 BCH 하드포크는 상황이 단순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드포크가 새로운 가치 창출보다는 자금 및 해시 파워 기반 패권 확장의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굴 업체 비트메인(比特大陆, Bitmain) IPO 신청 소식이 업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주 비트메인을 둘러싼 또 하나의 이슈가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암호화폐 미디어가 "비트메인이 주요 공급처인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에 3억 달러 채무가 있다"며 비트메인의 대금 지급 및 채무 상태를 저격하고 나선 것. 비트메인이 악의적인 루머라며 수습했지만, IPO를 앞둔 시점에서 이는 분명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8월에도 해당 미디어는 비트메인이 비트코인캐시(BCH) 하드포크를 앞두고 공개한 스마트 계약 솔루션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해당 미디어 창업주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메인은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태"라며 "비트메인의 IPO는 무산될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비트메인 저격수'를 자처한 미디어는 바로 코인긱(Coingeek)이다. 미디어와 함께 세계 최대 BCH 채굴 풀을 운영하는 코인긱은 11월 15일 BCH 하드포크를 앞두고 비트메인 측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 진영의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비트코인 캐시에서 시작된 '균열'

비트메인의 우지한(吴忌寒)과 엔체인(Nchain)의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ight). 

이들은 각각 BCH 하드포크의 양대 진영 '비트코인 ABC'와 '비트코인 SV(Satoshi Vision)'를 대표한다. 비트코인 ABC가 새로운 프로토콜(스마트계약 솔루션)을 도입하자는 '급진파'라면 비트코인 SV는 기존 프로토콜 유지를 주장하는 '보수파'다.

이들의 대립 배경은 2017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비트메인이 주도하는 Via BTC, bitcoin ABC, BU 개발팀 등 기존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가 기존 비트코인 용량 부족, 느린 전송 속도 등 문제점 개선을 주장하며 비트코인의 첫 하드포크 코인 BCH를 탄생시켰다. 이후 비트코인 골드, 비트코인 다이아몬드, 비트코인 프라이빗 등이 잇달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비트코인 알트코인 열풍이 고조됐다.

BCH는 우지한 비트메인 CEO, 로저 버(Roger Ver) 비트코인 닷컴 대표 등 내로라하는 업계 거물급 인사 지지를 바탕으로 단기간 내 고속 성장했다. BCH는 주요 거래소, 비트코인 지급 서비스 업체, 비트코인 핵심 개발업체 등 거래 승인을 획득했고 2017년 말 BCH 가격은 출시 초기 대비 60% 이상이 상승했다. 당시 BCH 가격은 최고 4,091달러까지 치솟으며 시총 규모가 BCH 원조 비트코인의 5분의 1 수준까지 증가했다. 현재 BCH는 시총 4위 메이저 코인이다.





비트코인 ABC(급진파) VS 비트코인 SV(보수파)

BCH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7월 비트메인이 주축이 된 BCH 급진파가 호환성 높은 퍼블릭 체인을 주장하며 11월 15일 BCH 하드포크를 예고했다. 이에 크레이 그라이트가 주축이 된 비트코인 SV는 비트코인의 초심을 지켜야 한다며 맞섰다.

비트코인 ABC와 비트코인 SV의 쟁점은 크게 △신규 프로토콜 포함 여부 △블록 크기 확대 여부 등으로 정리된다.

일단 비트코인 ABC는 BCH가 사이드 체인이나 멀티 체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추가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두 개의 OP CODE(OP_CHECKDATASIG(CDS), OP_CHECKDATASIGVERIFY(DSV))를 추가하는 한편 블록체인 거래 순서 규칙 시스템을 TTOR에서 CTOR로 전환한다.

여기서 갈등이 생긴다. '정통 비트코인'을 추구하는 비트코인 SV는 비트코인의 기본 OP CODE 부활을 주장하지만, 비트코인 ABC는 멀티 체인 확장의 일환으로 새로운 OP CODE를 적용하고자 한다. 실제 비트코인 ABC가 추가하려고 하는 OP_CHECKDATASIG에는 오라클(Oracles)과 크로스 체인 아토믹 계약(Cross-Chain Atomic Contracts) 등 새로운 스마트 콘트랙트 관련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

블록체인 거래 순서 규칙 시스템 CTOR도 논쟁거리다. 기존 비트코인이 거래 명세 순서에 따라 트랜잭션을 배열했다면 CTOR에서는 식별자 순서대로 나열한다. 이 경우 채굴장 협의 하에 유동적으로 트랜잭션을 배열할 수 있고 특정 트랜잭션 배치 후 멀티 체인 설계도 가능해진다. 다만 이는 기존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완전히 바꾸는 것으로, '정통 비트코인' 추종자 반대에 필연적으로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블록 사이즈 확대 여부도 논란이다. 현재 비트코인 ABC는 기존 BCH 블록 사이즈를 32MB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반면 비트코인 SV는 128MB 확대를 주장한다. 블록 사이즈가 크면 거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노드 운영 비용이 비싸지고 중앙화 수준이 높아져 해시 파워를 갖춘 대형 채굴 업체에 이익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BCH 블록 사이즈 확대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블록체인 브라우저 블록체어(blockchair)의 니키타 자보론코브(Nikita Zhavoronkov) CEO 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의 8MB 사이즈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ABC가 주장하는 32MB이든, 비트코인 SV의 128MB이든 불필요한 업그레이드"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7월 BCH 블록 사이즈 중위수는 37KB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주간 BCH 가격 추이>

BCH 하드포크, 중장기 투자 호재 될까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BCH 하드포크는 연말 업계 최대 이슈다. 최근 약세 전환하기는 했지만, 지난주 BCH를 비롯해 비트코인 골드, 비트코인 다이아몬드 등 비트코인 알트코인이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며 투자자 기대감을 반영했다.

투자 기대 배경에는 '하드포크' 자체가 주는 기대 심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하드포크를 할 때는 새로 만들어진 암호화폐를 기존 코인 보유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 최근 바이낸스 등 거래소 BCH 지원 발표 후 BCH 가격이 급등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이번 BCH 하드포크는 상황이 단순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이중지불 방지(replay protection)'가 주요 이슈로 고려된다. 

블록체인은 중앙에서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하드포크 등으로 새로운 버전을 실행할 때 같은 체인이 동시에 출현, 같은 프로토콜을 공유하게 된다. 이 경우 한 체인에서 진행한 거래가 다른 체인에서도 동시에 발생, 두 체인 모두 거래 신뢰성을 잃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를 피하기 위해 '이중지불 방지'를 하는데 비트코인 SV는 '이중지불 방지' 조치를 취하고 체인을 분리하라는 비트코인 ABC에 이미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15일 BCH 하드포크가 진행되면 같은 코인에 대한 같은 장부가 출현, 코인을 사용할 수 없어지면서 최종 생존 체인 결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단순 하드포크 코인 성장 사례만 놓고 봐도 하드포크 자체가 중장기 호재 이슈가 되기는 어렵다. 중국 암호화폐 미디어 훠싱차이징(火星财经)에 따르면 앞서 하드포크로 파생된 코인 시가총액이 원조 코인의 10%가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5% 이하에 머문 경우도 많았다.

특히 최근에는 하드포크가 새로운 가치 창출보다는 자금 및 해시 파워 기반 패권 확장의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실제 하드포크 알트코인은 최근 몇 년간 투자자 관심 속 가격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전반적으로 약세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