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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전성기 '자화자찬'하다가 뻘쭘한 이형택

이형택은 아시아, 특히 테니스 불모지 출신으로 세계랭킹 40~100위대를 유지했던 투어 중견급 선수였다. 꾸준히 해외 무대에서 뛰었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겠지만 데이비스 컵, 아시안 게임, 올림픽 등 국가대표로 대회 출전하는 것을 종목불문 중요시하는 한국 스포츠계의 풍토 때문에 실제 선수 커리어에 도움이 안되는 종합 대회, 단체전에 매번 차출되어 나갔고, 국내의 낮은 저변 확대를 위해 국내 대회에 강제로 출전해야 했던 것 등 때문에 세계 랭킹 순위 관리가 힘들어 더 올라갈 기회를 놓치고 아쉽게 커리어를 마감한 케이스이다.

게다가 이형택의 본격적인 해외 원정 투어 여행도 외국 선수들과 비교해선 늦은 편이었다. 이형택의 프로 전향은 1995년에 했다고 나와있지만 이형택이 실제 해외 원정 투어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것은 이형택 본인이 2016년에 테니스코리아 잡지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에서야 본격적으로 해외 원정 투어를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나라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빠르면 주니어 연령 막바지 시기나 늦어도 시니어 연령 초창기에 본격적으로 해외 투어를 도는 활동을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형택은 거의 5년 정도 늦게 해외 원정 투어를 다니기 시작한 것으로 이형택이 보다 빨리 해외 원정 투어를 시작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커리어를 쌓고 은퇴했을 수도 있다.

이형택 선수가 아시아에서 최상급(3손가락)에 들었던 건 맞지만 태국의 테니스 영웅인 파라돈 스리차판을 넘진 못했다. 이형택이 스리차판에게 상대 전적도 밀리고, 아시안 게임 남자 단식 결승에서도 이형택이 스리차판에게 패배를 기록했다. 그리고 스리차판 외에 대만의 루옌순이나 일본의 마츠오카 슈조 등도 투어 대회에서 거뒀던 실적으론 이형택과 맞먹는다.

그리고 한국 남자 테니스계는 이형택이 은퇴한 후 5년이 넘게 이형택의 뒤를 이을 선수들을 육성하지 못하다가 2015년에야 정현이 등장하여 이형택 이후 한국 테니스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 랭킹 100위 안에 진입하였고 정현은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에도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이형택 이후 처음으로 출전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형택이 쌓은 커리어를 정현이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기간 동안 정현이 꾸준한 기량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현은 2018년 1월 그랜드슬램인 호주 오픈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3-0으로 이기며 이형택이 이룬 그랜드슬램 16강을 넘어선 8강 진출을 이뤄냈고, 이어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까지 격파하고 4강에 오르며 이형택의 최고 랭킹이었던 3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