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계엄 돌파하며 존재감 상승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전례 없는 혼란에 휩싸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보여준 행보가 대중과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담을 넘는 결단력에서부터 기자회견, 국회 운영, 대외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의 행보는 계엄 정국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긴급 기자회견 통해 계엄 해제 요구
우원식 의장은 계엄 발령 이후 총 네 차례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상황을 돌파했다. 12월 4일 자정, 그는 “모든 국회의원은 즉시 본회의장으로 모여야 한다”며 초동 대응을 주도했다. 이후 계엄 해제 의결 직후 본관 로텐더홀에서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즉각 소집해 계엄 해제를 공고하라”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6일에는 제2의 계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지를 표명하며, “의장과 의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낼 것”이라는 선언을 통해 의회의 단결을 호소했다. 국정조사 추진을 발표한 11일 기자회견에서는 “계엄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탄핵 정국의 중심에서
우 의장은 국회 운영에서도 두드러진 리더십을 발휘했다. 12월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특검법을 신속히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을 이끌었다. 표결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불참 사태에 대해 그는 “국회의원 본연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즉각 복귀를 요구했다.
또한, 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감액 예산안을 10일 본회의에 상정, 헌정 사상 최초로 야당 단독 예산안 처리를 허용했다. 이 같은 결정은 야당의 단결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국회 운영 방식을 탈피한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았다.
외교와 경제 이슈에도 적극 개입
우원식 의장은 국내 문제를 넘어 외교와 경제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11일,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119개국 의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또한, 12일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한미 동맹 강화를 논의했다.
17일에는 국회에서 경제 4단체장을 초청한 간담회를 주재해,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러한 행보는 계엄 상황 속에서도 국회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론 신뢰도 급상승
우 의장의 적극적인 행보는 여론 조사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한국갤럽이 10~12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그는 ‘정계 요직 인물 신뢰도’에서 56%의 신뢰도를 기록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41%)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15%)를 크게 앞질렀다.
비판과 중립성 논란
그러나 그의 행보를 둘러싼 비판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정파적 행동을 보이며 중립성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보여준 절제된 태도와 비교하며, 의장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계엄 해제 이후의 과제
우원식 국회의장은 계엄 상황에서 단호하고 신속한 결단력을 보여주며 정치적 존재감을 크게 드러냈다. 그러나 그의 행보가 정국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앞으로의 중립성 논란을 어떻게 해소할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