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제주 남방 공해에서 한미일 첫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실시되었습니다. 이번 훈련은 다영역 작전 개념을 반영한 훈련으로, 육상, 해상, 공중을 넘어 우주와 사이버 공간까지 확장된 작전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다영역 작전 개념을 수용할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다영역 작전이 한반도 상황에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영역 작전은 전통적인 지상, 해상, 공중 작전뿐만 아니라 우주, 사이버, 전자기 영역까지 포함하는 작전입니다. 미 육군은 2018년 다영역 작전을 미래 육군의 작전 개념으로 공식 발표했고, 2022년 기본 작전 개념을 통합지상작전에서 다영역 작전으로 변경했습니다. 다영역 작전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확장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프리덤 에지 훈련에서는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 대잠전 훈련, 방공 훈련, 공중 훈련, 수색 및 구조 훈련, 해양 차단 훈련, 사이버 방어 훈련 등 총 7개의 훈련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사이버 방어 훈련이 포함되어 첫 다영역 훈련이 되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훈련을 통해 3국 간 상호 운용성을 제고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대응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다영역 작전은 중국을 주요 위협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반접근 지역거부 전략을 무력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군의 다영역 작전은 여러 영역의 역량을 동시 통합하는 전력 운용의 기본 개념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미군은 확장된 공간과 다영역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능력 확보에 치중하지만, 한국군은 한반도에서 공중 우세와 해상 우세 같은 전통적 전장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국군이 한미 연합 작전을 수행하려면 미군의 다영역 작전을 잘 알아야 하지만, 이를 교리로 수용할지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과거 한국군이 공지전투 교리 등 미군 교리를 그대로 도입했다가 혼란을 겪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미군의 다영역 작전 개념을 자국의 관점에서 다시 정리하고 있으며, 한국군도 한국의 안보 환경과 능력에 맞는 다영역 작전 개념과 교리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군의 다영역 작전 개념을 수용했습니다. 그러나 다영역 작전이 한반도 상황에 적합한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를 받아들인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한국이 처한 위협을 명확히 규정하고, 그에 대응하는 작전 개념으로서 다영역 작전의 타당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합니다.
다영역 작전은 미군의 새로운 전략 개념으로, 한국군도 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군의 다영역 작전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한국의 안보 환경과 능력에 맞게 재해석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는 한국군의 독자적 판단과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미군을 따라가기보다는 독자적인 안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