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중국 전력부족 사태는 2021년 9월부터 중국의 화력발전소들이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중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력부족 현상을 말한다. 중공업 밀집지역인 동북부 3성에서는 대규모 정전 및 단수가 일어나 도로가 마비되고 조명으로 양초를 밝히며 전기차 배터리로 실내 전력을 충당하는 현상이 발생하였으며, 남동부 해안지역도 비슷하게 전력 문제로 폭스콘 등 많은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였다. 결국 9월 말 중국 당국에서는 20개 성에 전력 제한, 즉 일정 시간대마다 전력 송출을 중지한다고 발표하였다.
세계 최대의 전력 생산국인 중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데에는 상당히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 주요 발전연료인 석탄 부족 : 지난 2020년 10월 중국은 호주가 쿼드 참여, 자국산 통신장비 배제,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 기원설 주장 등 미국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 보복으로 석탄 수입을 중단시켜 버렸는데, 이게 오히려 석탄발전이 주류인 중국이 제 발등을 찍은 것이다. 또한 중국 내 석탄 생산도 5년 전부터 당시 공급 과잉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줄여왔고, 최근에는 최대 석탄광산인 내몽골 광산이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아 채굴에 차질이 생겨 현재 공급량이 매우 떨어진 것도 크다. 현재 석탄발전 잔여량이 2021년 10월 1일 기준으로 보름치 밖에 안 남았다고 한다. 사실 호주산 석탄은 수입량 절반은 철강 가공에 쓰고 절반만 발전에 쓰는데, 철강도 같이 생산량 줄이면서 버티고는 있지만, 호주 외 석탄 수입처나 자국 생산분 발전 투입과정에서 공급 중단 및 산서성 폭우사태로 잠시 폐광상태였던 자체 탄광까지 막히면서 공급 부족이 장기화 된 것.
둘째. 부실한 송전망과 분배체계 : 중국은 1978년 개방 후 공업국가로 구조개선을 하면서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 전력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국가가 그 넓은 중국 땅 전체를 커버할 수 없기에, 31개 성별로 전기를 민영화하여 외국자본이나 지방정부 등의 외부투자를 받아 각각 성별로 전력망 체계를 깔아왔다. 그러다 보니 주로 산업용 전기를 생산하는데 주력하던 과거의 중국 전력망 시스템은 수력이나 원자력같이 최대 발전량은 많지만 안정적 가동보장이 되지 않는 방식보다 안정적이고 싼값에 생산 가능한 석탄화력발전 위주로 편성되었고 특히 공업시설에 인접해서 지어진 민영 석탄화력발전소가 산업전기 생산에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이런 민영 석탄화력발전소가 현시대 환경문제의 주범이며 중국의 취약한 송전망 때문에 특정 지역은 전력 생산량이 남아돌아도 다른 곳으로 전력을 팔아서 넘겨줄 특고압 전력망도, 전력을 대신 구입해 부족한 성에 팔아줄 시스템도 없었다는 것.
그래서 시진핑 정권 때부터 특고압 전력망의 공사를 시작했고 그에 맞춘 LNG 화력발전소 등을 전력망 체계에 편입하며, 그것이 부족한 지역은 태양광, 풍력 등 각종 대체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 동북 3성 풍력발전소의 갑작스러운 풍력 저하로 인한 생산감소, 수력에 의지하던 윈난성의 가뭄으로 인한 생산감소 사태가 겹치면서 전력난이 수면으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호주 사태로 석탄 가격까지 치솟아 전력 생산단가를 맞춰야 하는 민영 석탄화력발전소 기업들이 공산당에 생산단가에 맞는 전력값을 요구했지만, 장기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아예 없애고 싶어 하는 시진핑과 공산당 중앙지도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알력 싸움으로 진화해, 사실상 민영 석탄화력발전소의 파업으로 이어진 것.
셋째. 대체 전력생산시설의 부진 : 1차적으로 전력난이 일어난 지역이 중국 북동부와 남부일대는 화력 다음의 전력 생산수단으로 수력발전과 풍력발전을 사용했다. 특히 물이 많고 하천이 많은 쓰촨성,윈난성등의 서부 고지대는 거기서 흘러나오는 물에다 댐을 쌓은뒤 거기에 발전기를 붙여다가 생산하는 수력발전량이 충분해서 그동안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2020년 중국 폭우 사태때 여기 엄청난 비가 내리면서, 자칫하면 그 물길이 싼샤 댐을 넘어 중국 남부 전체를 뒤덮을 수해가 날지도 모르는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때 중국 정부는 물길을 잡으려고 상류의 추허강댐을 비롯한 수많은 중소형 댐을 폭파해 수위를 낮추려고 애썼다. 그 대가로 이 수많은 중소형 댐들이 담당하던 수력발전량이 급감했다. 그러면 남아있는 댐은 멀쩡하냐... 그마저도 폭우 다음인 2021년에는 가뭄이 닥쳐서 물이 부족해 남아있는 댐의 수력발전량도 또 줄어들었다. 수력만 무너지면 모르겠는데 동북 3성의 주요 시설인 풍력발전 역시 생산량이 급감했다. 랴오닝성을 비롯한 동북3성은 풍력발전의 비율이 전체 10%대를 넘는데 이지역에 바람이 불지않아 풍력발전 시설이 가동을 멈추어 전력생산이 급감했다. 이들 지역은 아직까지 LNG화력발전소등 대체 발전소가 없이 석탄화력 외에는 수력,풍력으로 전기생산을 보조했기 때문에 둘다 흔들리는 상황에서 전력공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외에는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중국 당국의 천명도 있다. 2020년 시진핑 주석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 말했는데, 지방정부가 이를 너무 충실히 따른 나머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발전량을 줄여버린 것이다. 이는 한국에는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9월 한 달 내내 모처럼 미세먼지 주의보가 없었다. 물론 시진핑이 대한민국 대기환경을 고려했을 리 없으니 어쩌다 나온 거지만.
겨울이 다가오면서 중국 내 전력 수요는 9월보다 훨씬 늘어날 텐데, 그때까지 전력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못한다면 추위 및 식수 부족으로 민심이 동요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3연임을 바라보는 중국 지도부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문제는 중국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셧다운된 다른 제조업 국가를 대신해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의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중국 현지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애플과 같은 대기업들의 제품들이 생산차질을 빚고 있으며, 규소철과 같이 제철기술에 꼭 필요한 원자제 생산도 적어지면서 전세계적인 공급난을 부추기고있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 종식이 가까워짐에 따라 전세계적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장기적인 공급난과 부정적 공급 충돌이 계속될 경우 물가 폭등에 비해 코로나로 인한 낮은 소득 증가로 오일쇼크처럼 전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도 있다.
9월 24일 랴오닝성에 소재한 대형 공장에서는 직원 다수가 인명피해를 입는 일까지 발생했다. 공장 내 배풍 시스템이 중단되면서 인체에 유해한 가스를 대량으로 흡입해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또한 이번 9월에 공개된 iPhone 13 시리즈 역시 공장의 공급 중단 등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한다.
또한 상당량의 전기를 쓰는 철강 및 알루미늄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바람에 재료값이 상승하고 조선업 및 그 아래에 종사하는 기업들도 오른 재료비에 골치를 썩고 있다.
중국은 인도네시아, 몽골 등 다른 곳의 석탄을 쓸어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전력난이 지속되자 결국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허용했다. 언론들은 호주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경우 9월의 미세먼지 농도가 관측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거의 매일 깨끗한 대기 질을 유지했는데, 가을 특유의 대기 이동의 영향만큼이나 중국의 발전소 및 공장 가동 중단이 깨끗한 공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중국이 전력난을 겪자 북한으로부터 석탄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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